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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송영길, '광주 버스 엑셀' 실언 논란에…"악의적 언론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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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으로 승객 위해 모든 조치했을 거란 심정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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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건물 붕괴 현장 구조작업.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광주 건설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바로 그 버스정류장만 아니었다 할지라도, 운전사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희생자들이) 사실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해 실언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정치권은 물론 광주 시민사회가 격앙된 반응을 보이자 송 대표는 "악의적인 언론참사"라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17일 SNS를 통해 "제가 그럴리가 없다. 오해가 없으셨으면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버스정류장이 없었다면, 그래서 버스가 바로 그 시간에 정차하고 있지만 않았다면, 혹시 버스가 사고현장을 지나더라도 이상한 조짐이 보였으면 운전기사는 본능적으로 승객의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을 거라는 제 심정을 표현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가 젊은 시절에 택시를 몰면서 택시노조 사무국장을 했다. 운전으로 밥을 벌고 젖먹이 애를 키웠다"며 "운전하시는 분들의 사명감을 일반인들보다 조금 더 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제가 다른 의미를 섞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그런데 오늘 회의를 취재하던 어떤 기자는 제가 드린 말씀 중 일부를 잘라내서 기사를 송고했다"며 "'
엑셀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라는 대목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 또 벌어졌다. '학동참사'를 두 세번 거듭하는 '언론참사'와 다르지 않다. 당장 국민의힘이 오보를 근거로 저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디어 환경을 개혁해야 하는 당위성을 오늘 언론들이 만들어주었다"며 "미디어 환경 혁신에 제 정치적 소명을 걸겠다. 민주당 대표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 본의와 전혀 다른 오보였어도 민주당을 믿고 울분을 풀었던 분들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호남의 아들인 송영길이 그런 정도로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송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 "운전사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희생자들이) 살 수 있었는데"라고 말했다.

또 "하필 버스정류장 앞에 이런 공사 현장이 되어있으니 그게 정확히 시간대가 맞아서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게 됐다"며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재난현장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워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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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 발언은 두고 곧바로 논란이 일었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 당시 매몰된 시내버스 운전자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이라며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영상을 보면 시내버스가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뒤 3~4초 만에 건물이 붕괴하면서 해당 시내버스는 손 쓸 틈 없이 순식간에 매몰됐다.

이를 두고 참여자치21 기우식 사무처장은 "이게 광주에 핵심 기반을 둔 민주당의 당 대표 입에서 나올만한 이야기인가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고, 민주노총 광주 본부도 "마치 참사의 피해자인 버스 기사가 잘못해 피해가 커질 것으로 표현한 망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내고 "광주 붕괴 참사 피해자들의 가슴에 대못 박는 2차 가해나 다름없는 망언"이라며 "가슴 아픈 참사의 책임을 애꿎은 피해자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정의당의 강민진청년정의당 대표도 "'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했는데 이게 중대재해 사고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인식인가.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송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해가 있었다"며 "제 말의 취지는 버스정류장 앞에 그 위험한 5층짜리 건물 해체 작업을 방치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버스 정류장을 10~20m 공사장에서부터 옮겼다면 버스가 가는 과정에서 건물이 붕괴했을 것이고, 그 순간 본능적으로 엑셀을 밟았으면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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