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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실험 ‘이재명표 기본대출’…재원 마련 여부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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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구원, 전국민 대상으로 금리 2.8%에 1천만원 대출 제안

김병욱 의원은 19~34살 400만명에게 금리 3%에 1천만원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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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 지사 지지 모임 ‘경기 민주평화광장’ 출범식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함께 피켓을 펼쳐 보이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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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9월 처음 운을 뗀 ‘기본대출’이 이달 초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면서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2일 국회 토론회에서 기본대출의 기본 구조를 발표하고,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 여당 간사)은 같은 날 관련 법안까지 대표발의했다. 기본대출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금융실험이어서 성공하면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지만, 기존의 금융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실패할 개연성도 적지 않다.

경기연구원 김을식 연구위원은 이날 발제문에서 기본대출을 모든 국민이 소득이나 자산, 신용 등에 상관없이 일정 금액을 공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하는 제도라고 정의했다. 이는 지난해 이 지사가 고소득자·고신용자들이 누리는 연 1~2%의 저리 장기대출 기회를 대부업체 대출금 수준인 1천만원 내외 규모로, 신용도에 상관없이 국민 모두에게 주자는 정책적 제안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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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이 제시한 방안을 보면, 한은의 저리 대출(연 0.25%)로 재원을 마련해 1인당 1천만원을 연 2.8%(공정금리) 금리로 10년간 대출해준다는 것이다. 실제 대출 대상자를 지난해 말 가계대출을 받은 1964만명으로 가정할 경우 대출총액은 196조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원은 예상 미회수율을 1.55%로 가정하고, 정부가 재정으로 메워야 할 자금(대위변제금)을 1조7천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한은이 200조원 가까운 돈을 저리로 대출해줄지 여부, 예상 미회수율이 1.55%에 그칠지 등 핵심적인 변수들이 매우 불확실하다.

김 의원이 제시한 안은 이보다는 상대적으로 현실을 어느정도 반영한 것처럼 보인다. 만 19살에서 34살 이하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1회에 한해 최대 1천만원(연 3% 이자)을 대출해주자는 것이다. 첫 5년 동안은 이자만 내다가(5년 거치), 다음 5년간 원리금을 나눠 갚는(5년 균등분할상환) 방식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증을 서주고 금융회사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구조다. 김 의원은 시행 5년차까지 400만명의 청년에게 총 40조원을 대출해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체율을 10%로 가정하고, 연체에 따른 보증비용은 연평균 8천억원(5년간 4조원), 이자율 차이 보전액은 연평균 36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정부 재정으로 연간 1조1600억원의 재원을 투입해 대출을 일으킨다는 점 등은 실현 가능성을 높인 것이긴 하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금융 전문가들이 대표적으로 의문을 표시하는 점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청년 또는 국민들이 1천만원을 빌려 어디에 쓸 것인지다. 심사 없이 빌려주기 때문에 주식이나 가상자산에 투자해도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투자에 실패하면 빚만 늘어날 수도 있는 셈이다. 제도 설계자들은 일생에 한번 주는 기회이기 때문에 그렇게 허망하게 낭비하진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희망사항에 불과할 수 있다.

물론 학자금 마련이나 병원비·주거비 등 급전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기본대출보다는 학자금 대출이나 복지제도 확충으로 해결해주는 게 나을 수 있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학자금은 우리나라가 어느 나라보다 싸게 빌려주고 있으며 기본대출보다 조건이 좋다. 생활비가 필요하다면 학자금 대출 중 생활비 대출(한 학기당 150만원)의 한도를 늘려주는 게 더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긴급한 병원비와 월세 보증금 인상분 등은 정부가 돈을 빌려줘서 풀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복지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서비스를 개인들한테 돈을 빌려서 하라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을식 연구위원은 “정부에서 다 해주면 이런 대출을 안해줘도 되겠지만 우선은 제대로 안하고 있는 게 문제이고, 또 어떤 하나의 제도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는 만큼 여러 제도로 접근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나 국가가 챙겨주지 못할 때 금융이 역할을 한다”며 “특히 청년기에는 가난한 가정은 아니지만 부모한테서 돈을 받기 어려울 때 일시적인 자금부족 상태가 발생한다. 그런 상황에 대응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논란은 연체율이 얼마나 될지, 그리고 미상환 시 신용불량자로 등록할지 여부다. 김을식 연구위원은 미상환율을 1.55%로 제시했는데 너무 이상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김병욱 의원은 서민 대상 정책자금인 햇살론 연체율을 감안한 것인지 연체율을 10%로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해 금융기관의 3개월 이상 연체율에서 추후 상환분을 뺀 수치”라며 “전 국민 대상이기 때문에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보다 미상환율이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체율은 대출 대상이 누구인지 여부뿐만 아니라 신불자로 등록할지 여부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신불자로 낙인 찍히지 않는다고 하면 대출금을 갚지 않을 유인이 높아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만약 신불자로 등록한다면 정부가 대출해주고서 이런 취급을 하느냐는 불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로선 여론을 의식해 신불자 등록을 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은데 이럴 경우 시간이 갈수록 미상환자가 늘게 되면서 사회문제가 될 수도 있다. 원승연 명지대 교수(경영학)는 2일 국회 토론회에서 “제안 내용은 미상환금액에 대한 정부 보전을 주장하고 있으나 미상환자에 대한 낙인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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