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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팩플]코스피 넘버3 양보 못한다, 카카오·네이버 최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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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가 연일 엎치락뒤치락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놓고서다.

지난 15일 카카오가 종기가준 첫 시총 3위(64조 1478억원)에 오른 이후, 내리 사흘간 둘의 순위가 바뀌었다. 16일엔 네이버가 3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17일에 다시 뒤짚혔다. 카카오(65조 7016억원)가 네이버(63조 9806억원)를 또 앞지른 것. 2014년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의 네이버 시총 뒤짚기는 2017년 코스피로 이전해 같은 운동장에서 뛴 이후 처음이다. 17일 종가기준 양사의 시총 차이는 약 1조 7210억원.



이게 왜 중요해?



· 정보기술(IT) 기업 양강 체제가 역동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2006년 스타트업(아이위랩)으로 출발했다. 그러다 2010년 카카오톡 출시후 급성장하더니, 이젠 업력 21년 네이버와 기업가치 수위를 매일 다툰다.

· 카카오엔 김범수 카카오 의장부터 여민수·조수용 공동 최고경영자(CEO)까지 최고위 경영진에 네이버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그럼에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확연히 다른 김 의장 리더십은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었단 평가를 받는다. 시총으로 드러나는 자본시장의 평가는 카카오엔 의미있는 이정표(milestone).

중앙일보

카카오·네이버 주요 사업 비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카카오, 역전 비결



매출·영업이익 등 기초체력은 네이버가 여전히 우위다. 그러나 카카오의 '미래 가능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① 실적 개선

· 카카오톡 출시 11년. '국민 메신저는 맞는데 돈은 못 번다'는 평가는 2년 전 뒤집혔다. 1등 공신은 카톡 광고. 2019년 5월 도입한 톡보드가 대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톡비즈 매출은 전년 대비 71% 급증, 카카오 연매출의 4분의 1(1조 1178억원)을 책임진다. 여민수 공동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톡비즈 성장률은 50%를 충분히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덕분에 2018년 3%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1%(4560억원)까지 올랐다. 증권가에선 카카오의 영업이익 1조원 돌파 시점을 2022년으로 보고 있다.

② 성장한 신산업

· 적자를 감수하며 뿌린 씨를 수확할 때가 왔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흑자전환 했고,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도 연내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

· 신사업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도 이어진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핀테크 자회사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가 하반기 IPO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에선 카카오뱅크 기업가치를 20조원, 카카오페이를 10조원으로 추산.

· 웹툰 플랫폼 픽코마의 성공을 발판으로 일본 증시 상장을 노리는 카카오재팬(기업가치 8조 8000억원), 미국 증시 상장을 고려 중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20조원), 구글에서 투자받은 카카오모빌리티(7조원)도 줄줄이 IPO 대기 중이다.

③ 성장 여력

톡보드 광고처럼 아껴둔 카드가 많다. 당장은 '커머스'와 '구독'이 대표적.

· 카카오는 여성패션 플랫폼 지그재그(크로키닷컴)를 지난 4월 인수한 후 커머스 사업을 재편 중이다. 2018년 분사한 카카오커머스를 카카오 본사에 재합병할 예정. 카카오톡 메인 탭에 쇼핑 탭을 전면배치했고, '카카오점(店)' 등 새로운 쇼핑 플랫폼으로 네이버·쿠팡 등과 경쟁할 계획.

·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카카오커머스에 지그재그 등이 추가되면 현재 4조원대인 연매출이 내년엔 6조, 2022년엔 8~9조 원대로 뛸 것으로 전망했다. 박지원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카카오톡이 커머스 앱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 구독 플랫폼으로 카톡의 잠재력도 주목할 만하다. 카카오는 15일 정기구독 상품과 서비스를 담은 구독플랫폼 '구독ON'을 출시했다.8월엔 창작자 콘텐츠 구독플랫폼도 내놓을 예정.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구독과 지갑이 톡비즈의 중장기 성장 동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콕 집어 강조했다(1분기 실적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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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네이버·카카오 세부 매출.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카카오 vs 네이버, 비교 포인트 넷



① 리더십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 네이버 이해진 GIO는 친구이자 라이벌. 서울대 공대 86학번 동기이자 삼성SDS 입사 동기인 둘은 리더십과 경영 스타일에서 차이가 크다. 김 의장이 신사업을 전방위로 벌이고, 자회사로 독립시킨 뒤 키우는 스타일이라면, 이해진 GIO는 국내외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스타일. 김 의장은 '꽂히면 파고드는 승부사'로, 이 GIO는 '철저히 분석하고 실행하는 전략가'로 평가받는다.

② 유사 모델

· 카카오는 중국 텐센트 모델과 유사하다. 모바일 메신저(카톡·위챗) 위에 쇼핑·금융·콘텐트·게임 등을 다 담아 슈퍼앱을 추구한다. 12억명을 모은 위챗과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카톡도 메신저부터 신분증, 지갑, 쇼핑, 구독, 게임, 웹툰, 블록체인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 네이버는 검색기술 기반 인터넷 기업이란 면에서 구글과 닮았다. 이커머스와 핀테크를 엮는 생태계를 그리는 점은 알리바바와도 통한다. 인공지능(AI)이나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에 적극 투자하며 기술 리더십을 놓지 않는 편. 올해 일본에선 라인과 소프트뱅크 산하 야후의 통합법인 Z홀딩스로 슈퍼앱을 노린다.

③ 대중 호감도

· 카카오하면 캐릭터 '라이언'이 떠오를 정도로 대중 인지도가 높다. 카카오는 국내 취업준비생들이 2년째 '취업 목표 기업 1위'로 꼽았다(잡코리아·알바몬). 같은 조사에서 네이버는 4위.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높은 호감도는 개인투자자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 양사 모두 올해 초엔 인사·기업문화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연봉·평가에 대한 직원 불만이 컸다. 현재 네이버는 직원 사망으로 조사가 진행 중.

④ 실적, 현재와 미래

객관적인 지표는 네이버가 다소 우위다. 하지만 카카오의 성장세로 봐선 수년내 매출 추월 가능성도 있다.

·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네이버(매출 1조 4990억원, 영업이익 2888억원)가 카카오(매출 1조 2580억원, 영업이익 1575억원)보다 좋았다.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이 다소 떨어지고 있지만, 아직은 20%에 육박한다.

· 전망치는 카카오에 더 호의적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카카오가 내년 7조 5651억원의 매출을 올려 네이버를 거의 따라잡고, 2023년엔 매출 8조 9869억원으로 네이버 매출을 1200억원 가량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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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게임(김범수), 네이버컴(이해진)으로 창업한 두사람은 2000년 NHN으로 회사를 합병, 2007년까지 함께 일했다. 사진은 2003년 NHN 시절 이해진(좌), 김범수(우) 당시 공동사장의 인터뷰.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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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의 전방위 경쟁



당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는 콘텐트·지식재산권(IP)과 핀테크.

· 콘텐트, 네이버카카오 : 카카오는 일본에서 픽코마가 라인망가를 꺾은 후 북미·동남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중. 콘텐트로 카카오의 아픈 손가락이던 '글로벌'을 해내겠단 포부다. 네이버도 네이버웹툰에 북미 최대웹소설 업체 왓패드를 인수하며 고삐를 더 죄고 있다.

· 핀테크, 카카오네이버 : 기업공개(IPO)를 앞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금융투자 플랫폼 '카카오페이'는 최근 카카오 주식 상승의 한 동력이다. 네이버는 이커머스 네이버쇼핑과 네이버페이를 효과적으로 결합해 실속을 챙겼다. 지난해 카카오페이 거래액(67조원)이 네이버페이(26조원)를 압도하는 것 같지만, 카카오페이의 송금액(약 50%)을 제외하면 격차는 확 줄어든다. 이커머스 결제액만 보면 네이버페이(26조원)가 카카오페이(5조 6000억원)를 5배 가량 앞섰다.

· 앞으로 경쟁이 본격화될 분야는 이커머스와 광고 등 다양하다. 미래 기술 측면에선 네이버가 메타버스(제페토), 클라우드 및 AI(네이버클라우드, 클로바) 등을 갖춰, 카카오(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브레인)보다 경쟁 우위라는 평가. 대신 카카오는 모빌리티(카카오모빌리티)와 블록체인(그라운드X), 가상화폐시장(두나무) 등에서 우위에 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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