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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청정에너지 산실된 동해가스전…탄소 감축기지로 '화려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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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 선도하는 울산 ◆

매일경제

동해가스전은 내년 천연가스 생산이 종료되지만 저탄소 친환경에너지 산업 실증 플랫폼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사진 제공 = 한국석유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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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동남쪽 58㎞ 해상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의 동해가스전. 2004년 7월 우리 땅에서 생산된 천연가스와 원유를 국내 처음으로 공급하면서 산유국의 꿈을 실현해준 시설이다. 동해가스전은 내년 생산이 종료되지만 아직 임무는 끝나지 않았다. 저탄소·친환경에너지 산업의 거대한 실험실로 두 번째 임무를 앞두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동해가스전 지하 공간에 산단에서 포집한 온실가스를 주입하는 CCS(탄소 포집·저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석유공사는 SK이노베이션과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CCS 사업 국책 과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석유공사는 동해가스전이 생산 종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천연가스를 뽑아내고 남은 지하 공간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동해가스전 지하 공간에 향후 30년간 매년 40만t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면 총 1200만t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이후 신기후체제를 정의하고 있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은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인 약 350억t을 2050년까지 100억t으로 줄인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그린에너지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기술로 CCS를 주목했다. 화석연료 중심인 산업 구조를 급격히 개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장하는 CCS 기술이야말로 국내 산업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판단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CCS가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량의 9%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국내 CCS 사업의 주요 이슈는 저장소 확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포집한 온실가스를 저장할 공간이 충분치 못하다면 사업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생산이 종료되는 동해가스전은 국내 CCS 사업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최적의 실증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하 공간에 온실가스를 저장하는 방안이 경제적 측면에서 각광받고 있다"며 "지난 40년간 국내 대륙붕과 해외 유전 탐사, 시추, 생산 활동을 통해 축적된 자료와 기술력을 확보한 석유공사가 CCS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동해가스전은 이미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이라는 친환경에너지 프로젝트의 전진기지로도 활용되고 있다.

석유공사는 동해가스전 플랫폼 반경 5㎞ 안에 200㎿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설치할 계획이다. 2018년 국내 처음으로 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풍황(바람 상태) 계측기(라이다)도 동해가스전에 설치했다. 동해가스전 인근은 풍력발전에 필요한 가장 좋은 바람 조건을 갖추고 있어 우리나라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석유공사는 석유 수급 위기를 대비한 최후의 보루로 석유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현재 9개 비축기지를 운영 중에 있고, 총 1억4600만배럴 규모의 비축시설과 9700만배럴의 비축유를 확보했다. 석유 공급 중단 시 95일분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또 국내 정유사 등에 수급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 적기에 비축유와 비축시설을 지원해 국내 석유 수급과 가격을 안정화하는 역할도 한다. 올해 초 코로나19와 동절기 한파로 난방유 수요가 급증했을 때 비축 등유를 긴급 방출해 피해를 최소화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세계 95번째 산유국으로 만들어준 동해가스전은 양질의 천연가스를 울산, 경남지역 일반 가정과 기업체 발전소로 공급해 지난해 기준 2조60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냈다. 해외 사업 중 탐사 단계부터 참여한 베트남 15-1광구는 2003년 세계 최대 유전에 선정되기도 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이는 석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에너지 안보 지킴이, 신뢰받는 모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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