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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팬데믹 진정 땐 전통 백신이 역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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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3호 코로나 백신 개발 주역

mRNA 방식과 다른 불활화 백신

“바이러스 죽이고 면역성만 남겨

고전적 방식 채택해 임상 3상 중”

중앙일보

15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포스트 팬데믹 시대 대비, 바이러스에 대한 최적 대응 방안 마련 콘퍼런스’에 참석한 아이다르 이슈무하메토프 추마코프 생명과학연구원장 .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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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을 필두로 미국과 영국 등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백신을 맞은 나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도 접종률이 25%를 넘어섰다.

하지만 모든 나라의 상황이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여전히 접종률이 5%를 넘지 못하는 나라가 수두룩하다. 추마코프 생명과학연구원의 ‘코비박(CoviVak)’은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이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언급되는 이유는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백신과는 다른 방식인 ‘불활화 백신(사백신)’이기 때문이다. 불활화 백신은 바이러스를 사멸시켜 병원성을 제거하되 면역원성은 유지하도록 한 뒤 체내에 주입하는 고전적인 방식이다. 독감·소아마비·A형간염 백신이 이에 속한다. 이를 개발한 추마코프 연구원은 1957년 설립 이후 소아마비 백신을 시작으로 60여년간 백신만 연구해왔다.

지난 15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포스트 팬데믹 시대 대비, 바이러스에 대한 최적 대응 방안 마련 콘퍼런스’에 참석한 추마코프 생명과학연구원 아이다르 이슈무하메토프 원장을 만났다. 그는 불활화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강조하면서도 각 백신의 역할론에 관해 얘기했다.

Q : 코비박은 현재 어느 단계까지 개발됐나.

A : “임상 1·2상이 완료됐고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임상 1·2상은 각각 200명을 대상으로 했고 3상은 3만2000명을 대상으로 한다. 이미 지난 2월 20일 러시아 내 조건부 사용승인을 받은 상태다.”

Q : 불활화 백신으로 개발한 이유가 있나.

A : “가장 고전적인 방식의 플랫폼을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 불활화 백신은 전체 비리온(virion·바이러스 입자)을 활용하기 때문에 일부 단백질에 대해서만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전통적으로 검증된 방식이라 채택했다.”

Q : 임상 1·2상 결과가 궁금하다.

A : “임상 2상 결과 접종 42일 후(첫 접종 14일 후 2차 접종) 항체 생성률이 85.7%로 나타났다. 안전성에 위배되는 증상을 보인 피험자는 없었다. 전통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백신이다.”

Q : 기존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듯한데.

A : “약간은 오류가 있는 관점이라고 본다. 방어 효과를 비교하려면 모든 백신이 임상 3상을 완료한 뒤에 해야 한다.”

Q : 제조사마다 방식이 다르다.

A : “팬데믹 사태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이나 바이러스 벡터 백신 등 최신 기술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도입된 이유는 속도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들 백신은 비상사태에서 만들 수밖에 없는 백신이라고 본다. 반면 불활화 백신은 바이러스 분리에만 3~4개월 소요된다. 일주일이 급박한 상황이지 않았나.”

Q : 백신 종류별로 역할이 다른 건가.

A : “그렇다.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각각의 백신이 자기 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절성을 띠게 될 텐데 불활화 백신이 역할을 할 것이다. 먼저 개발된 방식이 비 올 때 우산을 펴는 것이라면 불활화 백신은 비가 안 드는 곳으로 몸을 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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