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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기고] 오픈데이터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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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데이터를 원유에 비유하곤 한다. 20세기 경제와 산업의 원료였던 원유만큼, 데이터가 흐르고 융합하면서 시장 경제의 중심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산업 전반에 '데이터 경제'를 파생시켰다.

방대한 데이터를 쌓고 분석할 수 있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비용은 줄어들고 활용 능력은 극대화되고 있다. 또 다른 축으로 데이터 유통 방식 자체의 혁신이 데이터 경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나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뿐만 아니라 정보전송요구권과 같은 권리가 기업 중심에서 개인 간 전송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면서 기존 데이터 유통 방식을 전환·확대시키며 경제의 중심축으로 데이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제 산업 분야나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데이터 경제에 합류하기 위한 변화와 준비가 요구된다. 먼저 기업은 데이터의 주권이 개인에게 있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 고객 데이터의 소유와 활용 권리가 기업이 아닌, 개인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두 번째로 의사 결정과 고객 학습까지 전 과정에 걸쳐 데이터를 활용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정밀한 도구로서 데이터를 활용하고 기업 전체 밸류체인에 얼마나 데이터를 활용하느냐가 경쟁력의 차이를 만들 수밖에 없다. 학습된 고객 데이터를 마케팅에만 적용하는 기업과 제품·서비스 기획, 전략, 마케팅, 생산, 유통 등 전 과정에 활용하는 조직의 성패는 다를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오픈데이터 전략이다. 조직 안에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쌓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데이터를 모으고 결합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데이터의 부가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성질, 즉 거대한 데이터의 응집력을 통한 부가가치를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데이터를 오픈하고 공유하면서 외부의 데이터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고민하는 데이터 개방 중심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동시에 안으로는 모든 조직 구성원이 데이터를 학습에서부터 의사 결정 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 투명하게 오픈하는 것, 조직의 효율성을 위한 투명성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뱅크샐러드는 조직 내부에 '실험 플랫폼'이라는 장치를 둬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모든 구성원은 실험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실행한다. 이 과정의 반복을 통해 오픈데이터는 계속 축적된다. 이는 빠르고 정확한 업무 수행을 가능케 하고 조직문화 측면에서는 신뢰성과 확장성을 부여한다. 오픈소스가 소프트웨어 혁신의 기반이 된 것과 같이 이제는 오픈소스를 넘어 오픈데이터가 데이터 경제의 필수다. 변화에 대응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허브가 되는 것,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심에 데이터가 있다.

이제 데이터는 단순한 자원을 넘어 데이터 경제라는 하나의 흐름을 만들었다. 개인의 능동적 데이터 활용은 습관이 되고,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양질의 비즈니스로 개인과 사회로 혜택이 돌아가는 데이터의 선순환을 말한다. 필자를 포함한 모든 기업인이 데이터 자양분을 바탕으로 전천후 준비하며, 데이터 경제에 안착할 수 있길 바란다.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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