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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김진욱 "윤석열 수사 '선거 영향' 논란 없도록 할 것"… 이성윤 '황제조사'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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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권 유보부 이첩 필요성 재차 강조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로 소처럼 꾸준하게 업무처리"

아시아경제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의 현안 질의에 답변하는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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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7일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건 수사와 관련 "선거에 영향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 논란이 안 생기도록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검찰과 갈등을 빚고 있는 '공소권 유보부 이첩'에 대해 "추가 수사와 공소 제기를 위한 유형의 이첩이 필요하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김 처장은 이날 오후 과천 공수처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이 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윤 전 총장에 대한 수사착수 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에 맞춰 입건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수처에 사건이 접수돼 종료될 때까지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 처장은 "두 사건 모두 입건된 상태인데 윤 전 총장 사건은 지금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 사건과 검찰에서 이첩받은 이규원 검사의 허위공문서작성 관련 사건 등에 대한 동시 수사가 진행 중인 데다가 공수처 다음주 금요일 검사 6명에 대한 교육도 잡혀있어 수사 여력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공수처는 간담회 도중 문자 풀을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본격적인 수사를 착수하지 않았다는 발언은 관련자 소환 등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 처장은 '윤 전 총장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어떻게 불식할 것이냐'는 질문에 "수사 관련 사안이라 제가 답변하는 게 적절친 않지만 한 가지 말씀드리면 선거에 영향이 없도록, 선거에 영향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 논란이 안 생기도록, 저희가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6월 25일 관훈포럼에서 '선거에 임박해서 수사하는 것은, 선거에 개입하는 듯한 모습 보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그래서 그 말씀에 충실하게 (수사하겠다), 왜냐하면 대의민주주의에서 선거에 영향을 주거나, 방해하거나, 표심에 영향을 주거나 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간담회 말미 '대선 후보 확정 전까지 수사를 마치겠다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도 "그 부분 원론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줄 의향도 없고, 그 부분 적절하게, 수사 기관으로서 책임 있게, 말이 안나오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수처는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보낸 추가 문자풀을 통해 "윤 전 총장 수사 종료 시점과 관련 공수처장은 특정 시점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없고 '책임있게 진행하겠다'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법원에서 공수처의 공소권 유보부 이첩 요청을 무시한 검찰의 기소에 대해 잠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나온 상황이지만 "공수처법 제25조 2항을 보면 검사의 비위 사건은 공수처의 전속적, 혹은 적어도 우선적 관할이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때문에 나온 조항이니 이런 유형의 이첩이 필요한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저희가 여건상 전부 수사를 못하니 어떻게든 사건을 이첩해야 하는데 검사의 비위 사건을 경찰에 이첩할 경우 경찰이 수사를 완료한 후 우리한테 송치할 근거 규정이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처장은 모두발언에서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빚었던 이성윤 서울고검장에 대한 '관용차 에스코트' 등 황제조사 사태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그는 "공수처가 그동안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고 이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공정성 논란이 일지 않도록 좀 더 신중하게, 무겁게 일처리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미 다 지난 일인데 새삼스럽게 사과함으로써 새로 문제를 만든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그러나 저는 지나간 과오라 하더라도 인정하고 시정하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길로 가는 첩경이라 생각한다"고 이날 사과의 배경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는 헌법재판소나 국가인권위원회도 명실상부하게 국가기관으로 자리를 잡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 몇 달 만에 공수처가 수사역량을 제대로 갖추고 자리 잡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몇 년은 걸릴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나 과오도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들께서 조금 인내심을 가지시고 매섭지만 따뜻한 눈으로 공수처를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저희는 공수처가 왜 탄생했는지, 우리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그 사명을 늘 잊지 않고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로 소처럼 꾸준하게 업무처리를 하고자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호시우행(虎視牛行) : 호랑이의 눈빛을 간직한 채 소 걸음으로 감. 눈은 늘 예리하게 유지하면서도 행동은 소처럼 착실하고 끈기 있게 하는 모습.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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