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 대원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노원구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얀센)을 접종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이 대표가 배치를 들고 있다. 2021.6.15 [이승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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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원내교섭단체 대표로는 최연소(만 36세)로 당수가 된 사례다.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0선'을 한계가 아닌 장점으로 만든 이 대표는 '보수의 성지'라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도 4선 의원을 지낸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꺾으며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대선을 9개월 남짓 앞둔 상황에서 제1야당의 당원들은 더욱더 '세대교체'를 갈망했고 그것이 1985년생 당대표를 배출해냈다는 평가다.
매일경제와 MBN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4~1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5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같은 민심이 여실하게 나타났다. 이 대표 탄생 이유에 대한 질문에 전체의 절반 가까운 49.3%가 '세대교체'를 꼽은 것이다. 그 뒤를 잇는 것이 정권교체였다. 이준석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매력도, 즉 '이슈 선점'(10.5%)이나 '개인 역량'(8.4%) '경쟁 후보 대비 높은 인지도·지명도'(7.2%) 등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세대교체'와 '정권교체'를 꼽은 비율이 더 높았다. '세대교체'를 꼽은 응답은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전체 평균보다 높은 53.2%로 올라갔다.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이고, 상대적으로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에 비하면 연령대도 높은 것이 사실인데, 이를 바꾸지 않으면 내년 대선도 어렵다는 당원들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체 응답자 중 11.2%가 이 대표 당선의 이유로 꼽은 '정권교체'는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20.8%로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정치권의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은 '기득권'이라 불리는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졌다. '86세대가 용퇴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중 70%에 가까운 68.3%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찬성 답변율이 더 올라가 79.5%에 달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경우 59.4%가 찬성했다.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에 '86세대'가 더 많이 포진된 만큼 이들에 대한 불만도 민주당 지지자보다는 국민의힘에서 더 큰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86세대는 젊은 세대를 양성하거나 기회를 부여하는 데 매우 소홀했다. 자기들끼리 해먹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86세대에 대한 반감은 현 정권에서 '공정하지 않고'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는' 인사가 많이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누구보다 공정할 것 같았던 이들의 '배신'이 86세대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그리고 '공정'에 대한 갈망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제안한 공천 자격시험 도입에 대해서도 찬성 의견이 62.3%로 높게 나왔다. '공정'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 시험이라는 제도를 도입한다는 점, 그리고 이 시험은 기득권과 신규 진입자들에게 모두 동일하게 주어진다는 점이 특히 20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대는 공천 자격시험에 대해 67.8%가 찬성 입장을 보였다.
[박인혜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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