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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이스타항공, 인수자는 ‘성정’…쌍방울 1100억원 베팅에도 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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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 우선 인수권 행사하며 이스타항공 인수자로 선정

21일 최종 인수 확정후, 다음달 본계약 체결 예정

SBW그룹, 성정 자금마련 계획 등에 의구심 표시

이스타항공 실 운영 자금 3000억원 이상 투입돼야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던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인수자로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이 선정됐다. 쌍방울그룹(SBW그룹)의 광림 컨소시엄(광림, 미래산업, 아이오케이)은 1100억원 가량을 베팅하며 강한 인수의지를 보였지만, 인수전에 고배를 마셨다.

이데일리

(그래픽=문승용 기자)


성정 우선 인수권 행사…다음달 본계약 체결

17일 업계에 따르면 성정은 이날 매각 주관사인 안진회계법인에 이스타항공 우선 인수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매각 주관사는 공문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오는 21일 최종 인수자를 확정하고 다음 달 초 성정과 투자계약을 체결한다. 성정과 이스타항공은 금명간 MOU(업무협약)를 체결한 이후 다음달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성정은 골프장 백제컨트리클럽, 토목공사업체 대국건설산업 등을 관계사로 보유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기업은 아니지만, 충청권에서는 알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형남순 회장이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을 맡고 있고, 형 회장의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성정을 경영하고 있다.

SBW그룹의 광림 컨소시엄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정 측이 쓴 금액보다 100억원 가량 많은 1100억원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킹호스 방식에 따라 우선 매수권이 있던 성정은 광림 컨소시엄이 써낸 금액만큼을 지불하기로 밝히면서 최종 인수자가 됐다. 공익채권 등 채무 승계와 관련해서도 광림 컨소시엄과 같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BW그룹은 쌍방울과 비비안의 속옷 사업,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과 시너지를 위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스타항공 전 대표를 역임했던 김정식씨를 인수추진위원장으로 선임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성정과 수싸움에서 밀리면서 인수에 실패하게 됐다.

김성태 전 SBW그룹 회장은 그동안 꾸준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켜왔다. 2016년에는 광림·쌍방울이 광학필터 업체 나노스를 인수했고 2019년 11월에는 광림이 남영비비안을 인수했다. 작년에는 광림이 인수한 남영비비안이 포비스티앤씨를, 광림이 종합엔터테인먼트 아이오케이컴퍼니를 인수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 실제 인수금액 3000억원…자금마련 계획 의구심도

업계 일각에서는 인수자로 선정된 성정의 자금마련 계획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매출 5000억원의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에 성정의 재무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이유다. 성정의 지난해 매출은 59억 원, 백제컨트리클럽은 178억 원, 대국건설산업은 146억 원이었다.

1100억원 규모의 인수금액으로는 회생채권을 갚는데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직원 미지불 급여와 미납 유류비 등이 포함된 공익채권 700억원, 채무 조정이 가능한 회생채권이 1850억원에 달한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항공운항증명(AOC) 효력이 정지돼 AOC 재취득과 항공기 리스 계약 등도 다시 해야 한다.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이르면 10월께 운항을 재개할 수 있다. 제대로 수익을 내기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에 그동안 운영자금까지 한다면 실제 인수금액은 3000억원 이상이 투입되야 한다.

SBW그룹 관계자는 “성정의 매출 규모는 100억원이 안되는데, 계획된 자금을 제대로 조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반면 SBW그룹은 자금 조달 계획 등이 명확한 상황이다”라고 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법원에서도 성정이 제출한 자금조달계획과 경영능력과 의지 등을 보고 우선매수권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성정이 이스타항공을 다시 일으켜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만큼 임직원들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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