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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초점] 해외여행, 커지는 기대감 속 우려 목소리…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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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출시 '봇물'·대기 수요 '폭발'…"당장은 어렵다" 전망도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이르면 다음 달 격리 없는 해외여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부가 방역 상황을 믿을 수 있는 나라에 대해 단체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의를 추진하면서다.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장기 침체를 겪던 여행업계에도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다. 여행 수요 폭증에 맞춰 관련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기대와 함께 우려도 교차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완전한 여행 자유화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가능 여행지역은 물론, 단체여행과 항공 운항 등에 제한도 많아 전체 여행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이른 해외여행 재개가 재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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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몽생미셸. [사진=참좋은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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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 맞고 여행가자"…해외여행 상품 봇물

17일 업계에 따르면 여행사들은 여행 수요 회복 조짐에 즉각 환영 입장을 밝히고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등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모두투어는 추석 연휴를 겨냥한 괌·사이판·하와이 여행상품을 내놨다. 괌과 사이판은 연휴 첫날인 9월 18일 출발해 4박5일 체류 후 귀국하는 일정이다. 하와이는 4박6일 일정으로 9월 17·20·21일 3차례 출발한다. 모두투어는 설 연휴 국외여행 상품도 함께 출시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코로나19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해외여행지로 꼽히는 지역의 상품을 출시한 것"이라며 "특별기를 통해 추석 연휴 기간을 온전히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다른 지역 상품도 계속 추가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하나투어는 추석 연휴객을 겨냥한 유럽 여행상품을 내놨다. 9월 17일부터 19일 사이 출발하는 스위스, 동유럽, 두바이, 스페인 여행 상품이 대표적이다. 괌 상품도 준비 중이다. 전세기를 통해 3박5일과 4박6일 일정 상품을 계획하고 있다. 각 항공사들의 운항 계획 등을 확인해 상품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인터파크투어 등도 추석 연휴를 이용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양승호 인터파크투어 여행사업부 상무는 "무엇보다 고객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모든 요소를 고려해 여행 재개 준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트래블 버블 추진과 맞물려 백신여행 상품도 출시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현재 백신 접종 속도로 볼 때 추석 연휴면 코로나 상황이 어느정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이 시기에 맞춘 여행사들의 해외여행 상품 출시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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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투어가 올해 추석 연휴에 떠날 수 있는 괌·사이판 상품을 출시했다. [사진=모두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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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복심리 폭발, 예약 442% 증가

해외여행 재개 기대감에 따른 대기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랑풍선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홈쇼핑을 통해 선보인 '유럽 인기 일정 3선' 패키지 상품의 경우 전체 매진을 기록했다. 방송이 진행된 1시간여 동안 총 5만2천명이 예약 및 결제했다. 이는 여행 홈쇼핑 사상 최대 실적이다. 방송을 통해 결제된 금액만 200억원에 이른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려 있던 해외여행에 대한 보복심리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여행에 대한 잠재적 수요가 폭발적으로 움직일 경우 코로나 이전 대비 2배 이상의 실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참좋은여행의 경우 정부가 지난 9일 트래블 버블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이후 해외여행 상품 예약자가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필 참좋은여행 부장은 "정부 발표 이전에는 국내외 전부 하루 40~50여 명의 예약자가 있었으나, (정부 발표)이후인 10일에는 332명, 11일에는 192명으로 예약자 수가 급증했다"며 "유럽의 경우 하루 150여 명 정도가 예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위메프는 코로나19 잔여 백신 예약 서비스 오픈 직후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해외 항공권 예약이 직전 일주일 대비 442% 크게 늘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해외 주요국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고, 국내 항공사들도 하반기 해외 노선 재취항을 준비하는 소식이 들려오며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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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입국자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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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복까지 시일 걸릴 것"

여행 재개에 대한 큰 기대감과는 달리 지금 당장은 제한이 많아 본격적인 여행 수요 회복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해외여행이 정부 정책과 연계해 진행되는 만큼 트래블 버블 체결 추이나 국내외 확진자 발생 규모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0일 참좋은여행이 내놓은 프랑스 패키지(7월 12·19·26일, 8월 2·9·16일 출발)의 경우 외교부가 특별여행주의보를 연장하기로 해 다음 달 12일 출발 일정을 이날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긴급한 위험이 있을 경우 여행경보 2단계 이상 3단계 이하에 준하는 경보를 발령하는 것이다. 해외여행의 취소·연기를 권고하는 조치다. 외교부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해 3월 해당 경보를 발령한 이후 유지하고 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고객 안전이 가장 우선 시 되어야 하는 만큼 정부 지침에 따라 출발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며 "7월 말 출발을 고려하고 있는데 예약했던 고객들이 빠른 일정을 잡아달라고 할 정도로 여행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래블 버블로 인한 해외여행 재개가 자칫 코로나19 재확산의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은 물론, 백신 접종 후 확진, 현지 감염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오히려 회복 조짐을 보이던 여행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해외여행에 대한 국민적 정서나 여론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다만 아직까지는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은 만큼 드라마틱한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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