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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딸 보는 앞에서 유사 성폭행하고 불법촬영한 30대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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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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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여성을 발견해 인근 건물로 데려가 유사 성폭행하고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감형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가해 남성 A씨(38)에게 “새 삶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며 “잘못된 판단이 아니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A씨는 지난해 9월27일 술에 취해 노상에 누워있는 B씨를 발견해 인근 건물로 데려가 폭행한 뒤 유사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B씨의 신체 일부를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범행은 B씨 딸이 현장에서 모두 목격했다.

이 사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 모두 유죄로 판단한다”며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유리한 양형 요소가 있지만 범행 내용과 그에 따른 양형 기준상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이재희)는 17일 유사강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성적 수치심,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딸이 범행 현장에서 범행을 목격해 회복이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는 술에 취해 길에 쓰러진 피해자를 발견하고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부축했다가 순간적인 성적 충동으로 범행하고 직후 현장을 떠났다가 잘못을 깨닫고 현장에 돌아와 무릎 꿇고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까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했다”며 “자신의 가족을 통해 잘못을 빌고 피해자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고 피해자 딸도 선처를 탄원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용서받기 어려운 큰 죄를 저질렀지만 이 사건 전까지 건실하게 살아오고 한번 실수로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게 형벌의 목적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새 삶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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