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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무주택 청년 명의 빌려 가짜 전·월세 대출…60억원대 사기단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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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출 사기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돈다발 영상. 이들은 이 영상 등을 미끼로 무주택 청년들을 모집해 대출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 세종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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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 청년들에게 돈을 주고 명의를 빌려 거짓으로 수십억원대 전·월세 대출을 받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세종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 청년층 맞춤형 전·월세 대출 지원 사업의 허점을 이용해 불법 대출을 받아 돈을 가로챈 ㄱ(39)씨 등 8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ㄴ(20)씨 등 7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불구속 입건된 이들 중 68명은 사기단에 명의를 빌려준 청년들이다.

총책인 ㄱ씨 등 사기단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최근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동산 일을 도와주면 돈을 주겠다’는 글과 돈다발을 손에 쥔 영상을 올려 무주택 청년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모집 청년들을 서울, 천안, 인천, 경기 이천·남양주 등에 있는 ㄱ씨와 ㄱ씨 가족의 명의 건물의 세입자로 속여 금융기관에서 전·월세 대출금 64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ㄴ씨 등 청년들은 50만~100만원을 받고 사기단에 명의를 빌려줬다. 사기단은 이들 청년의 명의를 이용해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거짓으로 꾸몄고, 초기 대출 이자를 대신 내줬다. 이들은 청년 한 사람당 최대 7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정부 지원사업인 ‘청년층 맞춤형 전·월세 대출’ 심사 절차가 까다롭지 않은 점을 악용했다고 설명했다. ㄱ씨 등은 무직인 청년들을 유령 사업체의 노동자인 것처럼 꾸며 신용대출을 받게 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단은 총책, 청년 모집, 모집책 교육, 대출서류 위조 등 역할을 나눠 일을 꾸몄다”며 “청년층 맞춤형 전·월세 대출 제도의 허점으로 범죄가 일어난 만큼 관계 기관에 임대인 확인과 임차인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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