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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 금리인상 힘받는 ‘매파’ …한은 "시장 변동성 커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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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기준금리 현행 동결… 자산매입 지속

제롬 파월 “상당한 추가 진전까지 멀리 있어”

세계일보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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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동결했으나, 향후 금리 인상 시기는 앞당겨야 한다는 ‘매파’(hawkish·통화긴축 선호 시각)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테이퍼링’(양적완화 정책 축소) 논의도 사실상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기준금리의 연내 인상 가능성도 더욱 커지게 됐다.

미 연준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갖고 16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현 0.00∼0.25%로 동결하고, 자산매입을 지속하기로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상당한 추가 진전까지 아직 멀리 있다”며 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경제활동 재개를 반영하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봤다.

여기까지는 별로 바뀐 게 없지만, 세부적인 뉘앙스는 달려졌다. “목표치를 하회하는 인플레이션” 표현을 현재형에서 과거형으로 바꿨고, 4월에는 코로나19 확산이 미국과 전세계에 커다란 인적·경제적 피해를 야기했지만, 이번에는 백신 접종의 진전으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회의가 일찍 끝나면서 위원들과 토론을 했다면서 테이퍼링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목표를 향한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진다면 향후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도 했다. 사실상 테이퍼링 시기 관련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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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은행 의장.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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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과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참석자가 증가한 부분도 주목된다. 참석자들의 정책금리 수준 전망(중위 기준)은 2023년 말 기준 지난 3월 0.1%에서 이번에는 0.6%로 높아졌다. 2022년과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참석자는 총 18명 중 각각 4명에서 7명, 7명에서 13명으로 증가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연준의 매파 시각이 강해졌으며,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JP모건은 이번 회의 결과가 상당히 매파적이었으며, 올해 12월 테이퍼링 개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씨티는 금리 인상 중윗값이 올라갔고, (앞으로) 더 올라갈 수 있다며 2022년 12월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으로 한발 더 나아갔으며, 오는 9월 회의에서 명시적인 신호가 있을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은 17일 “이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는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17일 오전 8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부총재는 “미국 장기 금리가 상당폭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했으며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며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물가 상황과 이에 따른 정책기대변화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 불안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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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금융통화위원들도 지난 5월27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리 조기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시장에 신호를 주고 있다.

시중 통화량이 넘치고,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는 점, 미국이 금리 인상을 앞당길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연준 발표의 영향으로 국내 주식 시장은 하락 장으로 출발했다. 비트코인 국내 가격은 오전 9시 기준 4500만원대로 내렸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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