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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재명, 경남서 김경수 만나… 친문과 거리 좁히기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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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경상남도 공동발전을 위한 정책 협약 맺어

조선일보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1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열린 '경상남도·경기도·경남연구원·경기연구원 공동협력을 위한 정책 협약식'에 앞서 주먹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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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대선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경남에서 친문 핵심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만났다. 표면적으로 두 지역 간 각종 현안에 대해 정책 협력 등을 약속하는 자리였지만, 이 지사가 대권 행보에 앞서 당내 주류 세력인 친문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에서 마련된 ‘경기도-경상남도 공동발전을 위한 정책 협약식’에 참석했다. 김 지사가 이 지사를 반갑게 맞으며 “경남도청이 창원으로 옮겨온 1983년 후 현역 경기지사가 경남도청을 방문한 건 처음이다”라고 말하자, 이 지사는 “환영해주셔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정책 협약식에 앞서 15분 간 티타임 형식의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가 “동남권 메가시티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지역발전 플랫폼으로서 의미가 있다”며 “현재의 쪼개진 행정구역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김 지사는 “광역도가 너무 많다. 수도권과 경쟁하는 개념은 아니라 권역별 균형발전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협약식에서 김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협약식은 오랫동안 준비해왔다”며 “가능하면 부·울·경 동남권 지방 정부와 공동으로 협약하는 것을 논의했는데, 여러가지 사정 상 가능한 지역부터 개별적으로 협약 맺게 됐다”고 이날 두 지사의 만남의 이유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울경이 추진하는 메가시티와 관련해 정부가 국가정책으로 함께 추진하고, 비수도권과 수도권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협약은 수도권은 과밀, 비수도권은 소멸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서로 협력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1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열린 '경상남도·경기도·경남연구원·경기연구원 공동협력을 위한 정책 협약식'에 참석해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재우 경남연구원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한주 경기연구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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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최근 우리가 현장에서 목도하는 온갖 갈등과 절망, 좌절의 원인은 기회 불공정으로 인한 성장의 침체, 저성장에 있다”고 진단한 뒤, “기회 불공정은 지역과 지역 사이에도 발생한다. 지방은 소멸 걱정, 제가 소속된 수도권은 폭발 걱정을 하는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므로, 소멸 위협을 받는 지방에 우선 투자하고 정책을 우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방 입장에서도 국가적 지원을 담을만한 그릇이 필요한데, 김 지사가 아이디어를 낸 동남권(부울경) 메가시티 전략은 정말 시의적절하고 유효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에 대한 지지 발언도 이어갔다.

두 지사는 인사말 직후 경남연구원, 경기연구원 원장과 함께 경남도와 경기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협약을 맺었다. 협약서엔 권역별 초광역협력 국가균형발전 정책화 공동협력, 남북교류 활성화 공동협력,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 공동 대응, 해양 마리나 산업 육성 공동 협력, 청년 문제 대응 및 청년정책 협력과제 발굴, 시·도간 갈등 사례 및 조정방안 연구 등이 담겼다.

이날 만남은 표면적으론 두 지역 공동 발전을 위한 협력을 약속하는 성격이지만, 여권 유력 주자인 이재명 지사와 친문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지사 간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행보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특히 ‘비문’으로 불리는 이 지사가 대권 가도에 앞서 친문 적통이라 불리는 김 지사를 만나 ‘외연 확장’ ‘친문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짙다.

이날 정책협약식에서 한 기자가 정치 성향의 질문을 꺼내자, 이 지사는 “오늘 자리는 경남도와 정책협약을 위해 온 자리다. 거기에 대한 질문만 해달라”고 답변을 피했다. 행사 직후에도 경남도청을 떠나려는 이 지사를 향해 당내 경선 등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이 지사는 아무런 답변 없이 그대로 차를 타고 떠났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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