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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인터뷰]공소원 "발라드→트로트 전향, 지금이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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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공소원은 '미스트롯2'을 통해 트로트 가수로서 그 자신을 대중에 제대로 각인시켰다. 제공|새로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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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 '재수생' 공소원이 다시 한 번 이름 석 자를 꾹 각인시켰다.

공소원은 2019년 방송가에 트로트 신드롬을 몰고 온 TV조선 '미스트롯1'에 이어, 지난 3월 종영한 '미스트롯2'에서 임팩트 있는 무대를 남기며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그 덕분일까. '미스트롯' 후 약 2년 만에 다시 만난 공소원은 여전히 밝은 미소가 가득했다. 시즌1 이후 '미스트롯2' 전까지의 일상은 '새로운 기회를 위한 준비'의 시간이었다고.

"유튜브를 열심히 했어요. 시즌1때는 트로트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참가했다면, 다음에 어떤 기회가 오더라도 트로트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죠."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통한 1년 반 넘게 팬들의 신청곡을 받아 연습해 불러주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아이템을 통해 "550곡 정도 불러드렸다"는 그는 "덕분에 시즌2에선 선곡이 수월했다"며 웃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엔 전국 각지의 크고 작은 행사 무대에 섰지만 지난 한 해엔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무대를 잃는 아픔도 겪었다. 그래도 누군가의 말처럼, 삶은 계속되고 시간은 흘러 공소원은 2년 만에 다시 '미스트롯' 시청자 앞에 나섰다.

비록 본선에서 마음껏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고 세미파이널 직전 아쉽게 탈락했지만, 출연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시간이었다는 공소원이다.

"사실 처음엔 저를 재도전부에 뽑아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했어요. 재도전부가 있는 줄도 몰랐고, 재도전한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정말 많았거든요. 이와중에 내가 뽑힌다면, 숏컷이건 몸빼(바지)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웃음) 많은 분들이 재도전에 탈락하셨기 때문에 8명 안에 든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출연진 모두가 빛이 났지만 그 가운데서도 소리 없이 강했던 공소원의 아우라는 남달랐다. 수많은 출연진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무장한 탓, 치열했던 분량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진 못했지만 공소원은 큰 소리 없이도 빛났다.

다양한 무대의 향연이 펼쳐진 '미스트롯2'지만 시청자의 기억에 남을 공소원의 무대는 단연 '전선야곡'이었다.

"하다 보니 사람이 욕심이 생기는 거죠. 시즌1에 보여드리지 못한 것을 더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전선야곡'이라는 팀미션 곡이 왔을 때도, 사실 저는 올드트롯을 많이는 안 해봐서 부담스러웠는데, 이 기회가 아니면 못 할 것 같아서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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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원이 '미스트롯2'에서 선보인 다양한 무대에 대한 소회와 아쉬움을 전했다. 제공|새로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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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빈, 김의영과 함께 한 '전선야곡'에서 공소원의 파트는 터무니없이 적었다. 철저히 김은빈, 김의영이 돋보일 수 밖에 없는 파트 배분. 곡의 감성적인 부분이긴 했지만 공소원에게 배분된 주요 파트는 단 3소절 뿐이었다.

"파트 배분은 각자 강점을 살려 잘 됐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문제는, 1절에 제 파트가 없고 2절까지 계속 기다리는 상황에서 목이 잠겨버린 거죠. 내가 이 세 줄에서 실수하면 동생들이 잘 불러놓은 걸 내가 망치는 게 될텐데, 우리팀이 재도전부라 더 날카롭게 볼텐데 내가 감정선을 잘 이어받아 끌고 갈 수 있을까 걱정이 컸죠. 온 신경을 실어 불렀던 것 같아요."

드라마틱하게도 합격점을 받아낸 공소원에게 주어진 다음 미션, 1대1 데스매치에선 '하이난의 사랑'을 선곡, 180도 달라진 분위기를 연출했다.

"제 무기는 감성 트로트라 생각하고 느린 곡을 선곡할까도 했지만, 여기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으면 공소원은 서서 노래만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실 것 같았어요." 그렇게 수줍열매를 가득 먹은 채 파격 퍼포먼스에 도전한 그는 긴 팔다리를 열심히 움직인 덕분에(?) '뚝딱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제가 춤을 잘 출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셨는데, 사실 저는 춤을 춘 적이 거의 없었어요. 노래와 퍼포먼스 중 선택을 해야 했지만 도전을 한 거죠. 사실 제 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 분들이 많은데(웃음), 노력을 봐주시면 좋겠어요 하하."

'하이나의 사랑' 무대에선 '잇츠 쇼 타임!'이라는 애드리브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이에 대해 공소원은 "사실 리허설 때도 없었는데, 뭔가 퍼포먼스 중간이 심심하다는 제작진 피드백이 있어서 어떻게 채울 지 고민하다 넣은 것"이라 설명했다.

"뭔가를 넣으면 좋겠는데, 하면 할수록 산으로 가더라고요. 이를 본 제작진, 스태프들이 '쑥스러우면 쑥스러운 티 내도 좋으니 너답게 하라'고 용기를 주셨어요. 분명 그 부분이 비어 보이는데, 아무 것도 안하면 비어있는 채로 나가는 거니까. 하지만 쑥스러워도 열심히 하면 채워지는 거니까요. 그런데 실은 너무 쑥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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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원은 트로트계 롤모델로 노사연, 김수희를 꼽으며 '인생곡'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제공|새로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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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2'에서 공소원의 마지막 불꽃 피날레는 골드미스 팀(공소원,김다나,박주희,영지,한초임)의 '서울여자' 무대였다. 실력파 '언니들'이 포진해 화끈하게 포텐을 터뜨렸지만 다음 스텝을 위한 자리는 신선함으로 무장한 '새로운 피'에게 돌아갔다.

공소원은 골드미스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내 마음 속 일등은 영지 언니"라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프로그램이 세워둔 기준에 맞지 않았을 순 있지만 단연 "최고의 무대"였다는 호평을 연신 쏟아냈다.

"제작진은 처음부터 '뉴 노멀 뉴 트롯' 인재를, '글로벌 여제'를 찾고 있다고 강조했어요. 내심 '신선한 친구를 찾으려 하는구나' 생각했고, 그 방향성에 내가 맞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했지만 떼쓴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요. 팬들 사이에선 제 예심이 통편집된 걸 많이 속상해하시는데, 어떻게 보면 저는 시즌1에서도 총 4번의 무대에 섰으니, 시즌2에서 보기엔 신선함이 떨어질 수도 있겠다 싶어요. 처음엔 속상했지만 제작진 입장도 이해하게 되면서, 뒤로 갈수록 후회 없이 즐기자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어요. 탈락한 모든 분들이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미스트롯2'가 추구한 기준점에 덜 부합해서였던 것 같아요. 정말 모든 분들이 다 잘 했어요."

그렇게 '미스트롯2'는 공소원에게 또 한 번의 '인생경험'이 됐다. 그는 "전체적으로는 시즌1 때보다 더 실력적으로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똑같은 라운드에서 탈락하게 돼 그 부분은 팬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인이 완곡을 이끌고 갔던 무대가 '하이난의 사랑' 한 곡 뿐이라는 점은 특히 아쉽다고. 하지만 "앞으로의 행보에 있어서, '미스트롯2'는 나에게 너무 큰 자양분이 될 것 같아서, 도전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데뷔 전부터 십수년간 불러오던 발라드를 내려놓고, 트로트 장르로 방향을 선회한 지 3년. 여전히 발라드 감(感)이 강한 스스로를 위해 스케줄이 없어도 매일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트로트에 젖어버린 공소원.

그는 "예전엔 유행하는 가요 스타일에 따라 이것 저것 다 해봤고 실험성 있는 시도도 해봤지만 방향성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결국 성공하진 못했다"면서 "이제 확실한 방향을 정해놓고 가는 거니까 한결 좋다"고 말했다.

트로트 가수로서 롤모델은 노사연, 진미령, 김수희 등 감성 명곡을 남긴 대선배들을 꼽았다. 특히 공소원은 "트로트 히트곡을 내기 너무 힘들다. 이번에 진짜 야무지게 준비해서 그 곡으로 30년은 가볼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발라드 가수에서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그의 도전은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된다. 공소원의 '쇼타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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