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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비트코인 화폐화’ 엘살바도르 지원 요청 ‘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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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통화 채택 관련 기술 도움 요청

“환경 문제와 투명성 결함 있다” 거부


한겨레

오는 9월부터 미국 달러와 함께 엘살바도르의 법정 통화가 될 비트코인 상징물이 달러 지폐와 나란히 놓여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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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이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의 기술 지원 요청에 퇴짜를 놨다고 <로이터> 통신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은행 대변인은 이날 전자우편을 통해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 관련) 도움을 위해 접촉해왔다”며 “(비트코인에) 환경 문제와 투명성 관련 결함이 있기 때문에 세계은행이 지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리는 통화의 투명성이나 규제 절차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엘살바도르를 도울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알레한드로 셀라야 엘살바도르 재무장관은 앞서 비트코인을 자국의 법정 통화인 미국 달러와 함께 쓰는 데 필요한 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은행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셀라야 장관은 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0억달러의 지원을 받기 위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통화기금이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하는 데 반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화기금은 지난주 비트코인의 법정 통화 채택에 “거시경제적, 재정적, 법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셀라야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서는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엘살바도르 의회는 지난 9일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비트코인이 이 나라에서 법정 통화로 통용되는 때는 오는 9월7일부터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2001년 자국 통화인 콜론을 버리고 미국 달러를 법정 통화로 채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독자적인 통화 정책을 쓰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가격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 법정 통화로 추가되면, 엘살바도르의 경제가 국제 금융 흐름에 따라 요동 치는 사태가 더 잦아질 전망이다.

인구 650만명의 작은 중남미 국가인 엘살바도르는 외국 거주 자국민의 한해 송금액만 국내총생산(GDP)의 20% 수준인 60억달러에 이른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송금액의 상당 부분이 중계수수료로 빠져나간다”며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100만 이상의 저소득 가구가 소득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며 비트코인 법정 통화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국민 70%가 은행 계좌도 없는 상황이어서, 이 조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엘살바도르와 국제통화기금의 지원 협상 전망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 나라 국채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암허스트 피어포인트 증권의 시오반 모든 채권 전략가는 “통화기금과의 협상이 신속하게 진행될 여지가 없고, 비트코인 법정 통화 채택이 미국 등과의 외교 관계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지도 불투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의 법정 통화 채택 외에도 미주기구(OSA)의 반부패 협정 탈퇴 등 예상밖의 행태를 이어가면서 국제 사회의 불신을 사고 있다. 모든 전략가는 “부켈레 대통령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며 이 나라에 대한 투자 심리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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