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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美 여기자, 푸틴에 돌직구 질문 “뭐가 두려워 정적 죽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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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여성 기자가 미국-러시아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저격 질문’을 날렸다. 최근 알렉세이 나발니 등 푸틴의 정적들에 대한 정치 탄압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조선일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오른쪽)에게 질문하는 미국 ABC 방송 레이첼 스콧 기자.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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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미국 ABC 방송 레이철 스콧 기자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사건 등과 관련, “당신 정적들은 줄줄이 죽거나 구속되거나 투옥됐다”며 “나발니가 이끄는 조직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와 반부패를 주장할 뿐인데, 러시아는 이 조직이 불법이라면서 ‘극단주의’라고 낙인 찍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당신은 이제 (나발니의) 공직 출마를 도우려는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제압하고 있다”면서 “대통령님, 뭐가 그렇게 두려운 것이냐(Mr. President, what are you so afraid of)”라고 물었다.

레이철 기자의 ‘송곳 질문'에 약 3초 간 정적이 흘렀다. 푸틴 대통령은 “당신 동료 기자들에게 다 얘기해 왔지만, 당신에게 반복해 줘야겠다”면서 “그들은 집단적으로 질서를 어그러뜨리고 법을 어기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의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인 BLM(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도 소중하다)을 거론하며 반격했다. 그는 “(BLM시위에서) 무질서와 파괴 행위가 벌어졌다”면서 “러시아는 미국에 동질감을 느낀다. 그런 시위가 우리 국경 안에서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레이철 기자는 푸틴 대통령의 말을 끊었다. 기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다”라면서 “당신의 모든 정적은 죽거나 감옥에 있거나 독살됐는데, 당신은 공정한 정쟁이 싫다는 것 아니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이 무력 점거됐던 사건 얘기를 꺼내들었다. 당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미국 대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인준을 막기 위해 점거 시위를 벌였다.

푸틴 대통령은 “누구를 죽이고 누구를 감옥에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자면, 사람들(트럼프 지지자들)이 정치적 요구를 갖고 미국 의회에 왔다”면서 “이들은 20년에서 심지어 25년까지 징역형 선고를 앞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란'으로 불리고 있고 다른 여러 죄목으로도 기소됐다”고 덧붙였다.

[장근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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