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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일전 패배 가슴에 품은 이정후, 올림픽 복수혈전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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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의 이정후가 2019년 11월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그라운드에 도열해 인사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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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그 승부를 잊을 수 없다. 구종도 뚜렷하게 기억 난다. 올림픽에서 다시 붙어보고 싶다.”

이정후(23·키움)에게 한일전을 아직 넘지못한 산이다.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부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까지 세 차례 국제무대에서 일본과 맞붙었지만 일본에 승리했던 대회는 아시안게임이 유일하다. 일본은 아시안게임에서는 프로 선수를 출전시키지 않는다. 즉 이정후는 프로 정예군끼리 승부를 펼친 한일전에서는 승리한 적이 없다.

그리고 이는 이정후에게 아직 해결하지 못한 굵직한 과제로 남아 있다. 그는 지난 16일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 승선이 확정된 후 “이번이 네 번째 대표팀이다.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다. 어릴 때 함께 한 선배님들 이름도 많이 없어졌고 또래 선수들이 많아졌다. 이제는 형들을 마냥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가 중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시안게임을 제외하면 한일전은 늘 아쉬웠다. 하지만 단기전은 모른다고 생각한다. 일본 홈에서 경기가 열리지만 오히려 일본이 부담을 갖고 경기할 수도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린다고 할 지 몰라도 이번에는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후의 한일전은 최근 야구대표팀 역사와 동일하게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 시국 전 마지막 국제대회인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한국과 일본은 정상을 놓고 맞붙었고 한국은 3-5로 무릎을 꿇었다. 이 대회에서 이정후는 대표팀 3번 타자로 나서며 타율 0.385로 활약했으나 이정후 또한 일본 투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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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의 이정후가 2019년 11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과의 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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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결승전 마지막 타석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승부를 잊을 수 없다. 구종도 뚜렷하게 기억난다”며 “상대는 나랑 동갑인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이전까지 삼진을 하나도 당하지 않았는데 요시노부에게 공 3개로 삼진을 당했다. 포크볼·커브·포크볼을 던졌는데 포크볼이 140㎞ 이상 나오더라. 이번에 올림픽에서 꼭 다시 붙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요시노부는 변화구 3개로 이정후를 제압했고 이번 올림픽 일본 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는 지난해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한 다나카 마사히로도 출전한다는 얘기에 눈을 반짝거리며 “정말 다나카도 나오나. 다나카 역시 예전부터 상대해보고 싶었던 투수”라면서 “나는 아직 어린 선수지만 국제대회는 경험을 쌓는 게 아니라 결과로 증명하는 대회다. 얻어갈 것은 얻어가면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한일전 승리를 응시했다.

2019 프리미어12까지만 해도 이정후는 전형적인 교타자였다. 장타보다는 정확도를 앞세워 수많은 안타를 터뜨렸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장타에 눈을 뜨면서 정확도와 힘을 두루 겸비한 무결점 타자로 올라서고 있다. 2019년 0.456이었던 장타율이 2020년 0.524, 2021년 0.516(16일 고척 LG전까지)으로 상승했다.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2019년 0.842에서 2020년 0.921, 2021년 0.971로 상승곡선을 그린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홈런수가 줄었지만 출루율에서 진화를 이뤘고 2루타 머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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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16일 고척 LG전에서 7회말 적시타를 터뜨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서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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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13년 전 한국이 베이징에서 일본과 쿠바를 꺾고 정상에 오른 순간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야구부 코치님께서 경기를 보고 배우라며 올림픽 9경기를 다 보게 해주셨다. 선배님들이 정말 멋있었고 나도 꼭 나중에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금메달을 따고 나서는 나도 모르게 기가 살아서 학교 친구들에게 자랑했었다”고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어린 선수들에게 비슷한 선물을 주고 싶다. 야구 인기가 조금씩 줄어든다는 얘기도 많이 나오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가 잘해서 다시 야구 인기를 올리고 싶다. 올림픽이 야구 인기를 살리는 계기가 되도록 꼭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재차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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