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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돌아온 '여고괴담6', 욕심만 앞섰다 [무비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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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 사진=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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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한국 공포 영화의 자존심인 '여고괴담'이 12년 만에 돌아왔다. '여고괴담'을 향한 수식어가 부담이 됐을까. '여고괴담6'는 산만한 전개와 허술한 설정으로 가득하다. 과한 욕심이 화를 부른 셈이다.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감독 이미영·제작 씨네2000, 이하 '여고괴담6')는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가 학교 내 문제아 하영(김현수)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장소를 발견하고,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다.

작품은 고교시절의 기억을 잃은 은희가 모교로 내려가면서 시작된다. 학교에는 폐쇄된 화장실이 있고, 해당 화장실에는 귀신이 출몰한다고 소문이 난 상태다. 하영은 폐쇄된 화장실에서 숨진 친구를 그리워하며 자주 그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하영의 뒤를 쫓던 은희 역시 폐쇄된 화장실로 들어가고, 이후 알 수 없는 환영과 환청에 시달린다.

하영은 잘생긴 얼굴로 인기 있는 선생님인 연묵(장원형)에게 이유 모를 적대심을 갖고 있다. 아이들은 하영이 연묵을 좋아해서 그런 거라고 손가락질하지만, 하영은 연묵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충격 고백한다. 연묵은 하영이 자신을 좋아해서 모함하는 거라고 변명하고, 학교 측 역시 이를 서둘러 덮으려고 한다.

쉬쉬하는 학교 측 대신 은희가 연묵의 뒤를 밟고, 아이들을 은밀히 집으로 불러 협박하는 연묵을 발견한다. 연묵은 아이들의 사진과 영상을 찍어 협박하는 인물. 은희와 하영은 연묵과 맞서게 된다.

'여고괴담6'는 '여고괴담5' 이후 12년 만에 돌아온 시리즈다. 부담이 큰 탓이었을까. '여고괴담6'는 정신적인 문제, 사회적 문제, 그리고 과거 역사 사건까지 다루면서 몸집을 불렸다.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 은희, 학생들을 협박하는 연묵, 그리고 은희가 과거 겪은 역사 문제다. 그러나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전개는 산으로 가고 공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서스펜스도 떨어진다.

욕심이 과해 산으로 간 모양새다. 전작들이 괴기함과 여고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미묘함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에 비해 과한 설정이다. 짧은 시간 안에 담기엔 무리였고, 제대로 풀기엔 방대하다. 은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연묵과 하영까지 여러 사건들이 얽혔고 정리되지 않은 채 마무리돼 아쉬움만 남는다.

전개가 어지럽다 보니 스릴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처음부터 등장하는 귀신 역시 관객들을 공포로 몰아넣기엔 역부족이었다. 귀신보다 좀비에 가까운 모습은 이미 좀비물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스릴을 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고괴담'은 앞선 시리즈에 비해 공간이 확장된다. 다만 이는 차별점이 아닌 도리어 스릴을 떨어트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간 '여고괴담' 시리즈들은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공포로 주된 배경이 교실과 기숙사에 머물렀다. 그러나 '여고괴담6'의 주체는 학생이 아닌 선생님인 은희다. 교감인 은희의 특성상 교실과 기숙사가 무대가 되는 게 아니라 학교 전체와 밖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폐쇄된 공간이 주는 공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김서형의 연기는 빛났다. 공포에 질린 김서형의 연기는 스크린을 압도할 정도다. 김서형의 표정이 클로즈업 되는 장면이 '여고괴담6'에서 가장 몰입되는 순간이다. 눈빛, 표정은 올여름을 강타할 '호러퀸'으로 손색이 없다.

이처럼 12년 만에 돌아온 '여고괴담6'는 진한 아쉬움만 남겼다. 공포물은 서스펜스와 복선, 그리고 은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17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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