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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로또' 청약…현금 부자만 배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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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7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강남의 원베일리라는 아파트가 오늘부터 청약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이 아파트가 로또 청약이라불린다고요?

<기자>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가 오늘부터 1순위 청약에 들어가는데요, 강남에 위치한 초고가 아파트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동산 규제가 복잡하게 함께 얽혀있어서 오늘은 이 규제들을 중심으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원베일리가 '로또 청약'이라고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때문입니다. 이 아파트는 1평, 그러니까 3.3제곱미터당 가격이 평균 5천653만 원입니다.

아파트 일반 분양가랑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비싼 게 아닙니다.

인근 아파트 중에 아리팍이라고 불리는 아크로리버파크는 3.3제곱미터당 평균 1억 원을 웃돌거든요, 원베일리 분양가는 여기에 60%밖에 안 되는 거죠.

그 이유는 '분양가 상한제'라는 제도 때문인데요, 아파트 가격 안정을 위해서 분양가를 일정 수준 아래로 규제하는 걸 말합니다.

원베일리는 올해 초 서초구 분양가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60% 수준으로 정해졌습니다.

하지만 입주를 한 뒤엔 주변 시세에 맞춰 집값이 상승하겠죠. 최소 10억 원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로또 청약이라는 얘기가 왜 나오는지 설명 들으니까 알겠네요. 그런데 이 아파트에 3년 실거주 의무 기한이라는 게 있었다가 삭제됐다. 이런 얘기가 있는데 그건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이것도 분양가 상한제 때문인데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아파트에 실제로 거주까지 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까지 붙은 건 올해 2월입니다.

저렴한 분양가로 청약에 당첨되고 나서, 실제로는 거주를 안 하고 갭투자 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죠.

그래서 올해 2월 이후에 입주자모집승인 신청을 내면 실거주 의무 적용을 받게 되는데요, 원베일리가 서초구청에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한 건 작년 12월입니다.

그런데 워낙 부동산 규제가 많고 자주 바뀌다 보니까, 이 아파트가 실거주 의무 적용을 받는 걸로 시공사와 지자체가 착오를 일으킨 겁니다.

그래서 원베일리는 처음 모집공고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으로 최대 3년 실거주해야 한다"고 안내했다가 청약 신청 3일 전에 이 조항을 삭제한다는 모집공고문을 정정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앵커>

그러면 전세를 줄 수 있다는 거잖아요? 실제 살지 않고 분양 받아도. 그러면 계약금 내고 일부 중도금 조금 나머지는 전세금으로 이제 충당할 수 있다. 이런 얘기네요?

<기자>

먼저 이 아파트 가격을 한번 보면, 분양가가 가장 작은 평수도 9억 원이 넘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이 우선 안 나옵니다.

또 입주할 때 시세가 15억 원을 넘기면 주택담보대출도 금지되기 때문에 잔금도 대출로 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분양대금 전부를 현금으로 마련해야 했는데요, 이제는 일부는 전세 보증금으로 대신할 수 있는 거죠.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보겠습니다. 아크로리버파크의 59제곱미터짜리 집의 전셋값은 16억 원에서 17억 원 정도 됩니다. 같은 크기의 원베일리 분양가는 13억 원에서 14억 원 정도입니다.

그래도 분양가의 20%인 계약금과 중도금 일부는 전세금을 받기 전에 미리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수억 원에서 10억 원은 현금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현금 부자들의 잔치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대출 규제가 물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거기는 하지만 대출 규제 때문에 이런 현금이 있는 부자들만 더 부자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런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가 있네요. 그런데 청약 점수도 좀 높아야지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이 아파트는 청약 점수로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등을 위한 특별공급이나 추첨제 물량이 아예 없는 건데요, 국토교통부가 2018년에 청약제도를 바꾸면서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가 9억 원 이상의 주택은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청약 점수는 얼마나 돼야 할까요?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가점이 최소 70점은 넘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70점을 넘으려면, 청약통장 가입 기간과 무주택 기간을 만점으로 채우고, 5인 가구 이상이어야 합니다. 30~40대는 거의 어렵다고 볼 수 있고요. 50~60대 중장년 무주택자에게 유리한 거죠.

특히 이 아파트의 가장 작은 면적은 46제곱미터인데요, 청약 당첨 예상 커트라인대로라면 이 작은 공간에서 5인 가구가 살아야 한다는 말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청약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데요, 고가 주택 기준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늘리고 세대별로 청약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계속 추가되면서 현금을 가진 사람들만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로또 청약'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데요, 집 없는 서민들에겐 상대적 박탈감만 심어 주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김혜민 기자(kh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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