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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세계 금리 흐름

"테이퍼링 논의할지 논의" 美 연준 2023년 금리 인상 무게…돈줄 죄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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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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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대다수가 2023년에 금리를 인상하는 안에 무게를 실었다.

연준은 이틀간 진행한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브리핑을 16일(현지시간) 오후 갖고, 이 같은 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dot plot)을 공개했다.

연준은 이와함께 연준과 은행과 거래에서 금리를 높여 서서히 시중에 풀린 돈을 조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연준이 이 같은 입장을 발표하자 이날 뉴욕증시는 오후 들어 급락했다.

이후 다소 낙폭을 줄였으나 장 막판에 다시 밀리며 3대 지수가 모두 전일대비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77% 하락했고, S&P500 지수는 0.54%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는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은 0.24% 떨어지는데 그쳤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57%를 기록, 전일대비 0.06%포인트가 튀어 올랐다.

연준이 이날 내놓은 점도표를 보면, 팬데믹 이후 유지해온 제로금리 정책은 이르면 2022년 중에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이 무기명으로 향후 금리 전망을 밝힌 지표다.

이날 FOMC 위원 18명 중 13명이 금리 인상 시점으로 2023년말로 예상했다. 지난 3월 전망에는 7명에 그쳤는데 6명이 늘어났다.

이번 전망에서 13명 중 11명은 2023년말까지 두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금리 인상 시기를 2022년말까지로 예상한 위원은 지난 3월 전망에서 4명에 그쳤으나 이번 전망에서는 7명으로 늘어났다.

2023년말까지 제로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 위원은 5명으로 줄었다.

연준은 이날 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조치들을 내놓았다.

다만, 연준은 팬데믹 이후에 매월 1200억달러 규모로 진행 중인 국채와 MBS(주택저당증권) 매입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시장 우려와 충격이 클 수 있는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 축소는 시간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일단 선을 그은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문제를 논의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연준은 이날 초과지급준비금리(IOER)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Reverse Repo) 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연준에 더 돈을 예치하도록 하는 것을 시작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기 시작하겠다고 시장에 신호를 준 것이다.

현재 IOER 금리는 0.1%, 역레포 금리는 0%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IOER은 은행이 연준에 돈을 맡길 때 주는 금리다.

이를 인상하는 것은 단기 금리 인상을 유도해 시중에 풀린 돈을 줄이게 된다.

역레포는 연준이 은행에 국채를 주고 받아온 자금이다.

역레포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IOER 인상과 마찬가지로 돈을 회수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연준은 지난 3월 6.5%로 제시했던 올해 미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7.0%로 올렸다.

올해 연간 PCE 인플레이션(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 전망치는 지난 3월 2.4%에서 3.4%로 크게 높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전망치는 지난 3월 2.2%에서 3.0%로 대폭 높였다.

FOMC 성명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은 미국과 전 세계에 걸쳐 엄청난 인적 및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는 기존 표현이 사라졌다.

백신 보급이 활발해지며 경제활동이 재개된 점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경기 전반에 대해 낙관론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아직 불확실성이 큰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팬데믹에 대해서 승리를 선언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크게 높였지만, 파월 의장은 이같은 추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휘발유 가격 등은 단기에 급등할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단기보다 장기 전망이 더 중요하다"며 "최근 물가 급등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PCE 전망치는 올해만 크게 높였을 뿐 2022년(2.0%→2.1%), 2023년(2.1→2.2%)로 소폭 조정하는데 그쳤다.

그는 "최근 중고차 가격 상승분이 전체 물가상승률의 3분의 1을 차지했다"며 "이런 추세는 일시적(temporary) 현상에 그칠 것이며 언젠가는 멈출 것"이라고 자신했다.

파월 의장은 "중고차 가격, 항공요금, 호텔요금이 정상으로 돌아가겠지만 계속 올라갈 이유는 없다"고 단언했다.

파월 의장은 갑작스러운 테이퍼링은 없을 것이라고 시장을 여러 차례 안심시키려 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도 금리 인상에는 완전고용과 2% 물가 목표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상당한 추가 진전 여부를 앞으로 예정된 회의에서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번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 정상화를 급작스럽게 추진해 시장에 충격을 준 '긴축 발작'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파월 의장은 시장과 소통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테이퍼링에 들어가기 전에) 질서있고, 체계적으로, 투명하게 시장에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준은 이날 한국을 포함 9개 국가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올해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자 이 같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국, 호주,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스웨덴과는 각각 600억달러 규모, 덴마크, 노르웨이, 뉴질랜드와는 각각 3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를 체결했고, 계속 연장을 해왔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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