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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오지환, 3년 전과 달라진 위상 “되갚고 싶은 마음 있다”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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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못했지만, 마음속으론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3년 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이제는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다. 오지환(31·LG트윈스)의 표정은 비장했다.

오지환은 16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20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오지환의 국가대표 발탁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누가 뭐라 해도 올 시즌 수비력 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가 오지환이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LG트윈스 오지환이 1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2020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 승선한 것과 관련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안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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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도 최종 엔트리 발표 후 “지금 오지환이 가장 수비를 잘하지 않나. 투수들이 아무래도 경험이 많이 부족한데 내야 수비가 조금 더 견실해야 하겠다 생각이 들고, 현재 타율은 낮지만 오지환이 수비를 가장 잘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2017시즌 후 군입대 지원을 포기했던 오지환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당시에 논란이 일었다. 실력이 미치지 못하는 선수가 구단 간 병역 미필자 챙겨주기에 의해 혜택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공정의 가치에 반한다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다. 결국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은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려나갔고, 결국 옷을 벗었다.

오지환은 이를 실력으로 극복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 타격 성적은 타율 0.240 21타점 2홈런을 기록 중이나, 50경기 동안 6개의 실책만 범했다. 수비범위나 기여도는 리그에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오지환은 “발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워낙 저보다 잘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 친구들이 될 줄 알았다”며 “(국가를) 대표해 나간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저 역시도 마음 속으로는 되고 싶은 게 있었다”고 말했다.

3년 전과 현재를 비교해달라고 하자 그는 “마음은 3년 전과 비슷하다. 수비할 때 경험을 쌓으면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3년 전에는 도전적인 자세로 많이 했다. 지금은 확률적으로 높은 수비를 한다”며 “(올 시즌) 할 수 있는 플레이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1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김경문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를 선보였다. 그 얘기가 나오자 오지환은 “내가 타구를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웃더니 “어렸을 때에는 강한 송구가 가장 좋은 거라 생각했다. 강한 어깨만으로 장점을 부각시키며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런데 강한 것만으로는 실수가 많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강하게 던질 때와 살살 던지는 걸 구별하는 시기가 이제는 온 것 같다. 어느 정도로 수비할 때 주자를 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국제 무대는 처음 보는 타자들이 많다. 낯선 환경 속에서 플레이해야 한다. 이에 오지환은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눌 것이다. 상대 주자들이 빠르다는 전제 하에 수비를 할 것”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이제는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은 오지환이다. 그는 “항상 대표팀은 꿈의 자리다. 그 중심에 있다는 게 기쁘고 설렌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직접 눈으로 선배님들이 하는 걸 봤다. 올림픽에 대한 마음이 다른 것 같다. 아시안게임과는 여러가지로 다르다. 팬 분들이 바라보는 시선도 높아졌기 때문에 그거에 맞게,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잘하는 게 최고라 생각한다”며 “3년 전에는 다시 한 번 대표팀에 뽑혔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되갚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때 해보지 못했던 걸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다”고 다짐했다.

[고척(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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