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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北 '식량 형편 긴장' 이례적 언급, 대외 메시지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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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상반기 들어 세 번째 당 전원회의 개최
김정은, 최우선 과업으로 '식량 문제 해결' 거론
전원회의 계기 '대외 메시지' 발신 여부도 관건
"경고성 메시지 예상.. 韓 백신 지원 안 받을 듯"


파이낸셜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16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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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직접 언급, 북한 경제와 식량난이 갈수록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의 안건에 '국제 정세 대응'이 상정된 만큼, 북한이 침묵을 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백신 등 한국의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호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김 위원장 사회로 15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전원회의는 통상 하루 안에 끝나지만, 이번에는 안건이 총 6개 상정돼 최소 이틀 이상 회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회의 첫 날 김 위원장은 "전체 인민의 투쟁 기세를 더 고조시켜 정책적 과업을 완수하기 위한 철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이번 회의 소집의 기본 취지"라며 경제 분야 성과를 점검했다. 김 위원장은 "객관적 조건 환경은 어려워졌지만 공업총생산액 계획 144%, 지난해 동기 대비 125% 이상 수행하는 등 나라 경제가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올 상반기 공업 분야 성과가 목표치를 웃돌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농업 분야에 대해서는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해, 식량난 심화를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생산계획이 미달해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며 농사가 당과 국가의 최우선적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두 번째 독자적 안건으로 식량 문제가 채택될 정도로 영농 문제가 다뤄졌다"며 "지난해 작황 부분이 좋지 않았던 점을 상기하며 곧 있을 장마철, 풍수해 대비책을 주문한 것"이라고 짚었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14일 '북한 식량 공급과 수요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북한 식량이 약 85만 8000톤 가량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북한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대남·대미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당 대응 방향에 대한 문제'가 회의 안건으로 상정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평론가 명의의 글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에 따른 한국 미사일 지침 해제를 비판한 이후, 대외 사안에 '침묵'해왔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북한의 불법적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포기를 요구한다"는 성명이 나온 후에도 북한은 이례적으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G7 성명에서 북한 측이 극도로 꺼려하는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포기' 표현이 나왔다"며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를 계기로 미국을 향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북한에 대화 호응을 촉구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메시지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한국 측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협력, 백신 '직접 지원'을 거론한 가운데 북한이 백신 지원에 호응할지도 관건이다. 박 교수는 "북한이 중국 등 우호국의 지원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식량 지원, 백신 직접 지원에 동의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한편 북한 당 전원회의 개최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아직 회의가 끝나지 않았다"며 "정부로서는 회의 진행 상황과 내용을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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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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