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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다채로운 음악에 '들썩' 라틴춤에 '둠칫'…영화 '인 더 하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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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뮤지컬 원작…미국 이민자들의 꿈과 사랑 다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역동적이고 경쾌하다. 다채롭고 흥겹다. 뮤지컬 영화 '인 더 하이츠'는 스크린을 뚫고 한여름의 뜨거운 에너지를 강렬하게 뿜어낸다.

연합뉴스

영화 '인 더 하이츠'
[워너브러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 더 하이츠'는 제62회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상, 제51회 그래미상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 등을 거머쥔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뮤지컬은 미국에서 '천재 예술가'로 불리는 린 마누엘 미란다의 작품으로 2008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이후 10여 년간 흥행 가도를 달리다 영화로 재탄생하게 됐다.

영화는 '라라랜드'(2016) 이후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이 없었던 뮤지컬 영화의 새 지평을 연다. 142분에 달하는 상영시간 내내 힙합, 살사, 바차타, R&B, 팝 등 다채로운 음악과 흥겹고 관능적인 춤이 끊임없이 쏟아진다. 극장에 가만히 앉아 있으려 해도 어깨가 자연스레 들썩이고 발이 '둠칫둠칫' 리듬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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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 더 하이츠'
[워너브러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은 미국 뉴욕의 워싱턴하이츠, 뉴욕의 '라틴 할렘'이라고 불리는 이민자들의 동네다. 이곳에서 작은 상점을 운영하며 고향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돌아갈 꿈을 꾸는 청년 우스나비(앤서니 라모스)가 내레이터로 극을 끌고 간다.

우스나비의 상점에 방문한 사람들을 속도감 있게 소개하며 시작되는 오프닝은 역동적이고 경쾌한 동네 분위기를 전한다. 대사 전달에 중점을 두는 노래들이 위주가 됐던 그간의 뮤지컬 영화와 달리 리듬에 집중한 음악들은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오케스트라를 기반의 뮤지컬 음악이 영화용으로 편곡되면서 생기를 더한다.

현대 발레부터 아프리카 댄스까지 망라하는 현란한 춤의 향연도 펼쳐진다. 룸바, 아프로 쿠바 등 뮤지컬 초기 스타일을 기초로 두면서도 팝 댄스, 재즈 댄스 등을 접목해 관능적이면서도 경쾌한 춤사위를 이어간다. 춤뿐만 아니라 출연진 500여명이 넘게 참여한 수영장 시퀀스는 다양한 카메라 각도의 영상이 교차하는 편집이 더해지면서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한껏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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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 더 하이츠'
[워너브러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렇다고 단순히 흥겹기만 한 영화는 아니다. 마을의 자랑이던 우등생 니나는 스탠퍼드에 입학했지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바네사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마을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클라우디아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고, 불법 이민자 신분인 우스나비의 조카 소니에게는 배움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워싱턴하이츠, 이곳에는 미국 이민자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처럼 각자의 사정을 지닌 사람들은 좌절하지만 계속 꿈꾸고, 상처받지만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영화 후반부 정전으로 더위에 지친 동네 사람들이 라틴댄스를 추는 장면은 꿈과 사랑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워싱턴하이츠의 힘을 보여준다.

오는 30일 개봉. 상영시간 142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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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 더 하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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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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