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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World Now] 엘살바도르 바닷가 마을의 '비트코인' 실험…전 세계 발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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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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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바닷가 마을의 실험, '비트코인 비치'

북중미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차로 한 시간쯤 떨어진 바닷가 마을 엘손테. 인구 3천 명 가량의 작은 마을로 서핑족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전세계 주요 외신 기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비트코인 비치(Bitcoin Beach)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2년 전 시작됐습니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일상에 비트코인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엘살바도르 청년들의 비영리단체와 엘손테에 살던 미국인, 그리고 익명의 비트코인 기부자가 뜻을 모은 겁니다.

처음 마을 강을 청소하는 젊은이들에게 비트코인을 지급했는데, 청년들은 마을에서 유일하게 비트코인을 받는 식당으로 가 전통음식 푸푸사를 사먹는데 비트코인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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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독일까? 약일까?

처음엔 엘손테 사람들도 비트코인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가 닥치면서 비트코인을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가난한 마을 엘손테엔 은행 지점이 한 곳도 없고, 유일한 현금자동입출금기는 호텔에 설치돼 있어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엘살바도르 국민 70%가 그렇듯 엘손테 주민 대부분도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동이 제한된 사람들은 이웃 마을에 가서 복잡한 은행 시스템을 이용하는 대신 비트코인으로 미국 등에 이민 간 가족의 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익명의 기부자는 코로나19 경제난으로 공용 통화인 달러가 부족해진 주민들에게 가구당 40달러, 약 4만4천7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세 차례에 걸쳐 지급했고, 비트코인 거래 앱 사용법을 안내했습니다.

비트코인을 사용하려는 사람이 늘자 엘손테 곳곳에는 '비트코인 받습니다'라는 문구를 써놓은 상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달러와 비트코인을 맞바꿔주는 엘살바도르 유일의 비트코인 ATM도 설치됐습니다.

이제 주민의 90%가 비트코인 거래를 경험했습니다.

반응은 엇갈립니다.

지갑에 돈을 넣고 다니는 대신 비트코인을 사용해 편리하다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스마트폰을 살 여유조차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도 우려도 걱정거리 중 하나입니다.

미니슈퍼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비트코인이 6만달러를 돌파했을 땐 돈을 벌어서 가게 냉장실을 넓혔지만, 이후 가격이 떨어졌을 땐 손해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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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지열 이용 채굴..100% 청정 '비트코인'"

엘 살바도르는 지난 8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가상화폐를 법정통화로 채택했습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화산 지열을 이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겠다면서, 화산 지열 에너지를 제공하는 새 지열장을 팠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석연료 사용과 탄소배출을 늘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기존 채굴 방식과 달리 100% 청정한 탄소 제로 에너지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해외에서 엘 살바도르로 송금된 비트코인도 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인어낼러시스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1천달러 이하' 규모로 해외에서 엘살바도르로 송금된 비트코인은 총 170만 달러, 약 19억 원 어치로 작년 같은 기간 42만4천 달러의 4배에 달했습니다.

엘살바도르는 경제에서 해외 거주인들의 송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세계은행이 집계한 2019년 송금액은 약 60억 달러, 국내총생산의 약 5분의 1에 달했습니다.

중미 지역 개발금융 기관인 중미경제통합은행의 수장인 단테 모시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에 대해 "낙관적으로 본다"면서 송금수수료 절감 등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임소정 기자(wit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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