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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軍, 천안함 북한 폭침 사전징후 보고 받고도 조치 안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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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일 전 천안함장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관련 문건 공개

김종태 전 기무사령관 "사건 며칠전 사전 징후 인지"발언 기록

"국방부/합참에 보고했으나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았음"적시

최근 천안함 좌초설 등 음모론 다시 일자 반박차원서 문건 공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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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지난 2010년 3월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 이전에 북측의 공격 징후를 미리 포착했다는 군정보 당국자의 증언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 당시 국방부 및 합동참모본부가 해당 징후에 대한 보고를 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은 지난 15일 저녁 방송된 MBC PD수첩 프로그램을 통해 이 같은 정황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명은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 일행 부대방문 행사 결과’다. 해당 행사 일시는 2010년 8월 12일 오후 12시45분부터 3시로 기록됐으며 장소는 천안함 및 2함대 사령부 참모식당으로 적혀 있었다. 방문자는 이상우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과 군 및 민간 출신 16명으로 기록돼 있다. 해당 명단에는 이성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종태 전 기무사령관, 현홍주 전 주미 대사, 배창식 전 공작사령관 등이 포함됐다.

해당 문건의 ‘주요 언급사항’ 항목은 김 전 기무사령관의 발언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발언내용 중에는 “천안함 사건발생 며칠전 사전 징후를 인지하여 국방부/합참에 보고하였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이라는 대목이 포함됐다. 특히 “침투 징후를 예하부대에 전파도 하지 않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 “합참의장에게 조치를 취해주도록 여러번 요구하였으나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음”이라는 내용이 적시됐다. 이어서 김 전 사령관은 “예하부대인 함대는 상급부대로 부터 사전 징후가 전파되지 않아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었음”이라고 발언 한 것으로 문건에 기록돼 있었다.

문건은 사전 징후라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문의에 김 전 사령관이 ‘수중 침투 관련 징후였다’고 답변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김 전 사령관이 국방부, 합참 등 상급부서 사람들을 언급하면서 군기강이 해이해졌다며 군기강 해이 사항이 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한 내용도 문건에 적시됐다.

우리 군이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징후를 미리 포착했었다는 정황이 담긴 군 관련 문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전 함장은 “어렵게 이 문서를 파기 직전에 구했다”고 PD수첩 방송을 통해 전했다. 최 전 함장이 해당 문건을 공개한 것은 최근 천안함은 북한 어뢰를 맞고 폭침된 것이 아니라 좌초한 것이라는 일명 ‘천안함 음모론’이 다시 대두된데 따른 대응 차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10년 3월 사건 직후 당시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추천으로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위원 자리를 맡았던 신상철씨는 천안함 좌초설 등을 주장하다가 조사위원직에서 물러났다. 신씨는 이후 2020년 9월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천안함 장병들의 사망원인을 밝히라며 진정을 냈다. 당시 규명위는 해당 진정이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조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뒤늦게 조사 개시 사실이 밝혀져 공분을 사자 기존 결정을 번복하고 신씨의 진정을 각하처리했다. 이인람 규명위원장도 해당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신씨는 최근 서욱 국방부 장관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10명이 천안함 사건 진실을 왜곡하고 직무를 유기했다며 공수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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