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황출새]"국제회의 센터 의미는 제각각, 논란까지 만들 필요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YT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6월 16일 (수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선정수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황보선 앵커(이하 황보선):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받고 참석한 G7 정상회담에서 참가국 정상들이 기념촬영도 했는데요. 정부가 SNS에 카드뉴스 형식으로 홍보물을 만들어 올렸는데, 이게 뒷말을 낳고 있네요.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잘라냈다고 하는데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안녕하세요?

◆ 선정수 기자(이하 선정수):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정부가 뭘 만든 거죠?

◆ 선정수: 13일 문화체육관광부의 페이스북 페이지 '대한민국 정부'에는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는 게시물이 게재됐습니다. G7 정상회담 확대회의에 참가한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기념촬영을 한 사진에 "이 자리 이 모습이 대한민국의 위상입니다"라는 설명을 달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G7 회의에 초청됐고, 한국의 방역 성과가 주목받았으며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의장국인 영국 총리 바로 옆자리에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최초 올린 이미지가 원본 사진과는 달리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삭제됐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 황보선: 남아공 대통령 부분을 잘라냈다 이거군요. 외교적인 결례가 될 수도 있겠고 차별 논란도 빚을 수 있을 사안인 것 같은데 이후 정부 대응은 어땠습니까?

◆ 선정수: 비판 여론이 일자 문체부는 원본 사진으로 이미지를 대체하고 "이미지 제작 과정에 실수가 있어 수정됐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 대통령이 세계 강대국 정상이 모인 자리의 가운뎃 자리에서 주목을 받는 건 기분 좋은 일이겠죠. 그렇지만 남의 나라 대통령을 잘라내면서까지 우리나라 대통령을 조금이라도 더 가운데 놓은 홍보물을 보는 것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문 대통령의 자리는 남아공 대통령을 잘라내지 않더라도 확연히 가운데였거든요. 사진 기준으로 주최국인 영국 총리 바로 오른쪽 옆자리에 문 대통령이 위치했고 그 옆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있었으니까요. 굳이 이런 논란을 만들면서까지 남의 나라 대통령을 잘라내야 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 황보선: 굳이 안 그래도 이번 G7회의에서 K방역이라든지, 개도국 지원이라든지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왜 굳이 이런 무리수를 뒀을까요? 사진 가운뎃 자리는 그렇게 의미있는 건가요?

◆ 선정수: 정부는 일단 "이미지 제작 과정의 실수" 라고 해명했는데요. 단순 실수라고 하기엔 의아한 부분이 많습니다. 통상 정부가 홍보자료를 낼 때는 여러 단계의 게이트 키핑 과정을 거칩니다. 중요자료 같은 경우엔 기관장의 검토를 거치는 경우도 많죠. 대통령 관련 홍보물을 제작 실무진의 실수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게다가 가운데 자리에 배치된 것이 정부 홍보물처럼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한 사안이었는지도 의문입니다. 정상회담의 포토세션 자리 배치에는 통상적으로 몇 가지 기준이 적용되는데요. 정상회담에선 참석자들의 의전서열을 정합니다. 국왕 등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수반이 1순위 그 다음이 정부 수반, IMF 등 국제기구 대표
순서라고 합니다. 정상들의 경우 동일 그룹 내에선 취임일자 순으로 의전서열을 정한다고 합니다. 이번 자리배치도 이런 기준에 맞춰 배치된 것으로 보입니다.

◇ 황보선: 우리나라가 중요하기 때문에 문대통령이 가운데 자리에 배치된 거다. 이게 정부의
주장인 것 같은데요. 아닙니까?

◆ 선정수: 정상회의마다 약간씩 배치 기준이 달라지기는 하는데요. 이번엔 통상적인 기준에 따라 자리를 배치한 것이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 7월 독일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 기념촬영에선 문 대통령은 사진 오른쪽 가장 끝자리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당시엔 주최국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가운데 섰고 아르헨티나의 마우리시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 옆에 섰습니다. 중국은 2016년 G20 개최국이고, 아르헨티나는 2018년 개최국이었죠. 왼쪽 가장 끝자리에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있었는데요. 두 분 모두 2017년 5월에 취임했습니다.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그해 1월에 취임했기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 옆에 있었죠. 그 당시에도 사진 위치를 놓고 우리나라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이 나오긴 했었는데요. 정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리가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이번 G7 홍보물에선 문재인 대통령을 '센터'에 조금이라도 가깝게 놓으려고 남아공 대통령을 구도에서 제외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한 거죠. 별 의미도 없는 '센터' 자리에 '대한민국의 위상' 운운하면서 말이죠.

◇ 황보선: 과욕이 빚은 실수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대통령 관련 행사에서 잡음이 일어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말이죠. 또 뭐가 있었나요?

◆ 선정수: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P4G 행사 기억나실 겁니다. 서울녹색미래정상회의라고도 불렸는데요.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최초의 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라며 의미를 부여했죠. 그런데 개회식 영상에 평양 지도가 등장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서울 지도를 보여줘야 하는데 평양의 대동강 능라도 지역을 비춘 것이죠.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행사 직전까지 영상물을 편집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며 "준비기획단에서 끝까지 세밀하게 챙기지 못하며 실수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관련자 징계 등 납득할만한 후속 조치에 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백신 공개 접종도 불필요한 잡음을 낳은 사례로 꼽힙니다. 지난 3월 문 대통령은 AZ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는데요. 간호사가 파티션 뒤에 접종 트레이를 놓고 준비를 하는 바람에 백신을 바꿔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2차 접종에선 트레이를 카메라 앵글 안에 설치해서 이런 논란을 피해갔는데요. 왜 1차 접종부터 모든 과정을 보여주지 않았는지 안타깝습니다.

◇ 황보선: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선정수: 고맙습니다.

박준범 PD[pyh@ytnradio.kr]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시각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확인하세요.
▶ 네이버에서 YTN 뉴스 채널 구독하기
▶ 깔끔하게 훑어주는 세상의 이슈! "와이퍼"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