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ESG리포트]“새로운 10년” 선언한 삼성바이오로직스…최고 친환경 기업 목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19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의장으로 참석해 사업 성과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19일 인천 연수구 인천글로벌캠퍼스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제 10회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의장으로 연단에 오른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2021년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한다”며 위탁개발생산(CDMO)을 신약으로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10년 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주 가치 극대화라는 목표를 향해 모두가 힘을 모았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신뢰를 중시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기업이 되겠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총회에서 ‘ESG’가 직접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존림 대표가 의장으로 주총장 연단에 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의 모두 발언이 끝난 후 회의장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일부 투자자들은 “삼성을 믿는다”고 외쳤다. 주총은 개회 30분 만에 끝났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ESG 경영 첫 출사표

그로부터 3개월 후인 지난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립 10년 만에 첫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언론은 ‘삼성바이오가 ESG 경영에 첫 출사표를 던졌다’고 했다. 존림 대표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력에 애정과 관심을 부탁한다”고 했다.

존림 대표는 보고서를 내기에 앞서 ‘ESH(환경·안전·건강) 경영 선언문’도 발표했다. 존림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표에 올랐다. 지난 2018년 이 회사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한 지 2년 만이었다. 그는 제넨텍과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를 거친 바이오제약,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숫자와 성과에 민감한 그가 취임 일성으로 ‘ESG’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업계에선 ‘ESG’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가 됐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대표가 강력한 추진 의지를 내보인 덕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ESG 경영을 바라보는 국내외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평가기관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평가는 높지 않았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서 받은 평가는 ‘B+’. 상장한 지 5년도 되지 않은 기업 기준으로 낮지 않은 점수지만 ‘삼성’이라는 기대치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였다.

그런데 KCGS의 윤진수 ESG사업 팀장⋅본부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번 보고서 발간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윤 본부장은 “보고서에는 ESG 경영을 위한 향후 계획도 담기지만, 지금까지 기업이 수행해 온 실적도 담긴다”며 “이런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각 기업들이 자신들에 부족한 점, 강조할 점 등을 인지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고 했다.

기관에서 기업의 ESG 경영을 평가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향후 발생 가능한 위험요소(리스크)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느냐인데, 기업이 이를 위한 정보를 얼마나 공개하는 지도 중요한 가늠자가 된다. 오는 9월부터 국내외 기관에서 ESG 평가지수가 쏟아진다. 당장 9월부터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와 에코바디스(Ecovadis) 지수가 발표된다. 10월에는 KCGS에서 국내기업에 대한 연례 평가보고서를 발간한다.

◇ 바이오·제약 업계 최고 수준 친환경 사업장 구현

지난해 이들 기관의 평가 내용을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권, 상생, 일자리 등 사회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환경과 지배 구조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런 부분을 의식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보고서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등 세 가지를 중장기 과제로 삼고, 환경 부문에서 바이오·제약 업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사업장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조선비즈

삼성바이오로직스 지속경영보고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생산 시설에 대한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고, 사업장 내 에너지 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참여할 방침이다.

또 이를 위해 현재 건설 중인 신규 공장에는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고 친환경 냉매를 적용하게 된다. 앞서 이 회사는 친환경 사업장 구현을 위해 글로벌 표준 에너지경영시스템(ISO 50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을 도입했다.

사회 부문에서는 협력사 상생 경영의 일환으로 협력사의 ESG 실천을 이끌어내기 위해 지난해 4월 도입한 협력사 행동규범, 국내 중소기업과의 기술협력을 통한 원부자재 국산화 노력, 공급망 관리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청소년 교육 및 장학 지원, 소외계층 의료 및 보육 지원 등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여러 사회공헌 사업을 소개했다.

존림 대표는 “지역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고, 글로벌 바이오 인재 육성을 위해 한국형 나이버트(NIBRT)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나이버트는 아일랜드의 국립 교육기관으로 첨단 바이오 공정시설을 활용한 인력에 대한 교육·연구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이다.

◇ 독립된 ESG 위원회로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다양성 등을 강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사회 과반수 이상을 독립성이 검증된 사외이사로 구성했으며, 2020년에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여 이사회의 경영진 감독 및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조선비즈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사옥 전경. 삼성바이오는 글로벌 최대 위탁생산(CMO)업체로 총 34만 4000L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임직원·전문가·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바탕으로 ESG 보고서를 작성하고, 외부 컨설팅을 받으며 ESG 경영을 위한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올해 2월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해 ESG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감독 기능 등을 수행하도록 했다. ESG 위원회는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이 검증된 사외이사 4인으로, 경영·경제·생명공학·법·제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존림 대표는 “지난 10년 간 다져온 초석을 기반으로, 다가올 10년은 더욱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통해 고품질의 바이오 의약품을 더 많은 환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위탁생산(CMO) 능력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나아가 위탁개발(CDO)과 생물학적 안정성 시험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려 바이오·제약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양질의 바이오 의약품으로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실현한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선제적 투자로 글로벌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지로 자리를 잡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청(EMA) 등 각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면서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8년 국내 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영국왕립표준협회(BSI)로부터 1, 2공장 및 일부 지원기능에 대한 BCMS(비즈니스 연속성 경영 시스템) 국제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올해에는 전 사업 부문에 대한 인증을 받았다. BCMS는 위기 상황에서도 사업을 멈추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지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이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이 인증은 필수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첨단 기술로 품질, 속도, 가격 경쟁력, 효율성 등에서 차별화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 확대와 지속가능경영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