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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간보기 정치’ 비판 이어지자 공개…국민의힘 입당 여전히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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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이르면 6월 말 대선 출마 공식화

[경향신문]



경향신문

김대중도서관 방문…6·15 맞춰 공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방문, 김성재 김대중 노벨 평화상 기념관 이사장과 함께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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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야권 정계개편 변수 사라져…전략 바꿔 구체적 행보
윤 측 “각계 의견 취합 뒤 입당 결정”…야 “8월 말 결론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대선 출마 시기를 6월 말~7월 초로 예고한 것은 ‘이준석 효과’와 ‘간보기 정치’에 대한 비판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데 이어 36세의 이준석 대표가 등장하면서 야권의 중심축으로서 입지는 굳건해졌다. 사실상 야권의 지각 변동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란 의미다.

여기에 윤 전 총장이 퇴임 후 약 100일간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자 ‘간보기 정치’란 비판이 커지는 상황도 영향을 줬다. 검증대에 오르는 시간을 최대한 늦추려는 꼼수 대신 국정운영 능력을 빨리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윤 전 총장으로선 더 이상 기다릴 변수도 없고, 외부의 비판도 압박으로 작용한 것이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이 이날 밝힌 윤 전 총장의 향후 정치 일정은 ‘2단계’로 나뉜다. 먼저 6월 말~7월 초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이후 각계각층의 의견을 취합한 뒤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모호 전략’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선 그간의 입장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기정사실화돼 있긴 하지만 대선 출마에 대해 재차 입장을 확인했다는 의미도 있다.

이는 그동안 윤 전 총장이 보인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 윤 전 총장은 뚜렷한 정치 참여 일정과 방식을 내놓지 않았다. 윤 전 총장 측의 ‘관계자발’ 보도를 보면, ‘3지대’→‘국민의힘 입당’→‘정해진 것 없다’의 입장 변화로 요약할 수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는 ‘철석연대’(안철수+윤석열 연대) 등 3지대에 무게가 실렸다가,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자 ‘3지대는 없다’ ‘신당 창당은 없다’ ‘백넘버 2번을 달겠다’ 등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듯했다. 이후 입당이 확정적인 것으로 보도되자 지난 9일 윤 전 총장이 “좀 지켜봐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입장이 오락가락하는 동안 명확한 해명도 없어 어느 것이 윤 전 총장 입장인지도 불명확한 상태였다.

윤 전 총장이 전략을 바꿔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행보를 예고한 것은 야권 내 더 이상의 변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4·7 재·보선에서 승리하고, 36세 청년 대표를 배출해내면서 여론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남아 있지만, 야권 내에 개편 등 특별한 변수는 없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전에 정계 개편을 해야 할 필요는 없어졌다는 의미다.

여기에 윤 전 총장으로선 자신을 향한 ‘간보기 정치’ 프레임도 부담이다. 이날도 이준석 대표는 YTN 라디오에 출연,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느냐에 대한 국민들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면서 윤 전 총장의 빠른 등판과 입당을 압박했다.

다만 여전히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모호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좀 더 각계각층의 분들을 만나뵙고 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8월 말까지 입당”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측에 맞서 국민 여론을 충분히 듣겠다는 뜻이다. 실제 입당 여부를 밝힐 때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중도층의 이탈을 막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같은 윤 전 총장의 행보에는 비판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검찰총장 때 시원시원한 답변 방식이 윤 전 총장을 띄웠는데, 옛날 정치인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지금은 이준석 대표식의 명확한 답변이 먹히는 시대”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6월 말~7월 초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여러 인사를 만나며 ‘공부 기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후 국민의힘 대선 시간표에 따라 늦어도 8월 말에는 입당 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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