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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5일째 못 받아” 곳곳서 배송 지연… 택배노조 파업 파장 확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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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측 “60시간 이내 근무”… 노조 측 “임금보전 해야” 쟁점

세계일보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 택배노동조합 소속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상경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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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도에 사는 30대 여성 김모씨는 집 인테리어를 위해 의자, 포스터, 액자 등 실내 용품을 주문했지만 5일째 물건을 받지 못해 작업을 중단했다. 택배노조 파업으로 배송이 기약없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다음날인 지난 13일에야 택배사가 대체 인력으로 고용한 택배 기사로부터 주문한 물건들을 받을수 있었다. 김씨는 “계속 기다리다가 주문한 물건들이 분실되거나 파손될까봐 내내 불안했다”며 “교환이나 반품을 하는 상황도 생길텐데 수거도 해가지 않는다고 하니 여전히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2.김모(44·여)씨는 지난주 초 편의점에서 서울에 사는 부모님께 보낼 과일바구니 택배를 주문했다가 사흘만에 편의점으로부터 주문 취소 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 김씨는 “택배가 도착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택배노조 파업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 주문을 취소하든, 계속 기다리든 선택하라고 했다”면서 “대략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물어봐도 ‘알수 없다’고만 해서 어쩔 수 없이 주문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의 전면 파업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배송 지연으로 인한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택배노조는 택배 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협의안이 결렬되자 지난 9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15∼16일 사회적 합의기구의 최종 회의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그 결과에 따라 파업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최종 회의에 맞춰 여의도 일대에서 5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상경투쟁을 이틀간 열기로 했다.

◆대체인력 투입, 신선식품 접수 중단...파업 영향 확대

15일 택배업계 등에 따르면 민간 택배사들은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집화 중단 등의 조치를 내렸다.

CJ대한통운은 경기 성남 일부 지역과 울산, 경남 창원 등을 중심으로 파업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택배는 울산과 경남 창원, 경기 이천시, 서울 은평구 등에서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한진택배는 울산과 경기 성남·광주, 경남 거제, 전북 군산 등의 지역에서 배송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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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온라인 쇼핑몰 힐리브몰 홈페이지 올라온 배송지연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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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지역이라도 대리점별로 소속된 개인 택배 기사의 파업 여부에 따라 배송 상황은 다르다. 이에 온라인 쇼핑몰 등은 고객들에게 배송 지연 가능성을 살펴본 후 주문해달라고 홈페이지와 문자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택배사들은 직고용 택배 기사와 관리직 직원을 투입해 배송을 지원하고, 파업이 지속될 경우 단기 대체인력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 기사들 중 노조 가입자는 일부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배송 대란이나 지연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각 지역의 직영 택배 기사와 직원들을 일부 투입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가입률이 높은 우체국은 전국적으로 배달 지연 가능성을 안내한 데 이어 11일부터 모바일 인터넷과 콜센터 등을 통한 방문 택배 접수를 중단했다. 또 계약 택배의 경우 냉동·냉장 등 신선식품 접수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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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으로 정체된 택배물품들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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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시간 이내 근무해야” vs “노동시간 단축 따른 임금보전 해야”

대규모 파업 등 택배 갈등이 증폭됨에 따라 택배노조·택배사대리점연합회와 택배사들·국토교통부로 구성된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택배기사들의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보전이 주요 쟁점이다.

정부 측은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해 주 평균 60시간 이내 근무를 제안한 상태다. 그러나 노조 측은 “배송만 하는 택배노동자의 임금이 줄어든다”며 물량 감소분에 따른 임금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안 시행 시점에 대해서는 택배사 측이 당초 제시했던 1년 유예하는 방안이 아닌 연내 시행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이를 수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16일까지 최대한 합의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며 연내 시행안에 대해서는 수용하는 입장이다”며 “앞으로의 투쟁 계획은 오늘 저녁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한서 기자 janghan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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