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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푸틴 “나토는 ‘냉전의 유물’ 아직 존재 이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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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정상회담前 NBC 인터뷰

“러 해킹 배후… 증거 나온 적 없어

못 생겼으면 거울 보고 화 안내야”

‘수감 나발니 살아나오냐’ 질문엔

“대통령이 결정 안해” 즉답 피해

“양국 관계 중요… 죄수 교환 준비돼

간첩 혐의로 감옥 사는 월런 제외”

바이든 “레드라인 명확하게 할 것

해킹 협력 안하면 상응 조치” 강경

세계일보

1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미 NBC방송 인터뷰 장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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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 ‘냉전의 유물’(Cold War relic)이라며 “왜 아직도 존재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러시아 해커 등이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배후라는 주장 등 러시아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을 부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 정부 등이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배후라는 미 당국의 주장에 대해 “증거가 제시된 적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는 대선 개입, 사이버 공격 등 온갖 것으로 비난당해왔다”면서 “하지만 한 번도, 단 한 번도 증거를 내놓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나? 증거가 어디 있죠?”라면서 “이것은 주제도 없는 대화다. 우리가 보고 반응할 수 있도록 테이블 위에 뭔가를 올려놓아라. 하지만 그런 것은 없다. 최근 공격 중 하나는 미국 우익의 송유관 시스템이 공격받은 것으로 안다.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반체제 인사 탄압과 관련해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해 수백명이 체포되고 1명이 경찰 총격에 사망한 사건을 거론하며 정치적 탄압이라고 반격했다. 그는 “못생겼으면 거울을 보고 화내지 말라는 말이 있다”며 “누군가 우리를 비난할 때 나는 ‘자신을 들여다보지 그러느냐’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살아서 감옥에서 나올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역공을 취한 셈이다. 그는 이 질문에 “러시아에서 그런 일을 대통령이 결정하진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러시아가 국제사회에 불안정을 초래한다’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비판에 대해서도 “미국도 리비아와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지에서 똑같은 일을 하지 않았느냐”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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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정상회담장엔 ‘푸틴 정적’ 나발니 그라피티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이 열릴 스위스 제네바의 한 건물 벽면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그라피티(낙서처럼 그리는 거리예술)로 채워져 있다. 제네바=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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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에서 확산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시위를 언급하며 “우리가 그 시위를 촉발했다는 비난이 아직 없는 게 놀라울 뿐”이라면서 “근거가 있는 시위”라고 미국을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미·러 관계에 있어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간첩 등 혐의로 억류 중인 미국인 트레버 리드와 폴 월런 문제를 논의하는 데 열려 있다는 입장도 보였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1시간 반가량 진행됐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유튜브 계정으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미·러 정상회담에 임하는 자세’를 묻자 “푸틴 대통령에게 그가 선택한다면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알려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만약 그가 협력하지 않기로 하고 사이버 안보 분야 등에서 과거에 했던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우리는 맞설 것”이라며 “동일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협력하기 위해 우리의 상호 관심사, 그리고 세계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결정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며 “(상호 관심사에) 동의할 수 없다면 레드라인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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