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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공수처는 윤석열, 검찰은 최재형 수사 코미디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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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2021.06.09 [이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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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석열 전검찰총장, 검찰은 최재형 감사원장 수사에 들어갔다. 범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두명의 권력기관 전현직 수장이 동시에 수사 대상이 된것이다. 공수처나 검찰 모두 시민단체의 직권남용 고발이 들어왔으니 수사를 할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직권남용 혐의 자체부터 수사대상이 되기엔 설득력도 명분도 빈약해보이기때문이다.

윤석열은 옵티머스 부실수사, 한명숙 모해위증 수사 방해 등 2건이 수사대상이 됐다. 일단 옵티머스건은 부장검사가 전결처리한 사안으로 윤 전총장에게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고발대상도 안되는 셈이다. 옵티머스건이 지난해말 당시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 전총장을 직무에서 배제시키기위해 제시한 6가지 징계청구 사유에 포함되지 못한 것은 이때문이다. 한명숙건은 윤 전총장 직무배제 여부를 심사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이미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문제가 있었다면 이 정부가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윤 전총장을 가만뒀겠나. 지난해 내내 법무부·대검 합동 감찰을 통해 그렇게 탈탈 털었는데도 아무것도 안나왔으니 책임을 묻지 못한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추미애 전장관은 윤 전총장이 압도적인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는게 마뜩찮았는지 "윤 전 총장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기대는 바람 든 풍선과 같다. 조국 10분의1만 (검증)해도 풍선이 터질것"이라며 추한 네거티브를 계속하고 있다. 1년동안 그렇게 파고 팠지만 아무것도 못 밝혀냈으면서 무슨 풍선이 터진다는건지 한심하다.

설상가상으로 검찰보다 수사능력이 낫다고 보기 힘든 공수처가 대선 9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동일한 사안을 또 수사한다고 하니 "없는 죄라도 만들려는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것이다. 윤석열을 고발한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공수처 수사 사실이 공개된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윤석열이 드디어 형사피의자가 됐다. 기뻐해 달라"고 했다. 사세행은 14일에도 한동훈 감찰 방해혐의로 윤전총장을 공수처에 또 고발했다. 윤석열에 대한 10번째 공수처 고발이고 검찰 고발까지 합치면 24번째라고 한다. 공수처는 윤석열 이외 고발건에 대해서도 시민단체가 고발하면 그때마다 수사를 하는걸 원칙으로 삼을건지 묻고 싶다.

최재형 원장에 대한 고발 내용은 한마디로 코메디다. 정부가 월성 1호 원전을 조기폐쇄한 이유로 제시한 경제성 분석보고서가 대거 조작됐다는 불법행위를 밝혀냈는데 칭찬은 커녕, 직권남용으로 걸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가 수사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도둑을 잡았더니 도둑을 왜 잡았냐는 식이다. 감사원은 국회 요청을 받아 할일을 한 것뿐이다. 그런데도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격하기위해 무리한 감사를 했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최 원장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기를 들 하등의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심지어 이정권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실세 정치인은 최원장에게서 냄새가 난다는 막말을 한 바 있다. 특정의도를 가지고 월성 1호 원전 감사를 진행한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법관으로서의 최원장의 능력과 인품은 굳이 첨언할 필요조차 없다. 자녀가 있지만 두명의 자녀를 더 입양해 제자식처럼 키웠다. 고등학생때는 소아마비 장애가 있는 친구를 업고 3년간 등하교를 도왔다. 말은 쉽지만 범인(凡人)들은 결코 하기 힘든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것이다. 이같은 최원장의 인격과 인품을 시비 삼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있을까. 어딘가에서 냄새가 난다면 실세 정치인 자신의 몸에서 나는건 아닌지 자성할 일이다.

이런 억지 저런 억지도 안먹히니 이젠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왕조시대도 아니고 은혜와 성은까지 들먹인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 전총장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탁돼 은혜를 입었다. 그런데 배신하고 야당 대선후보가 된다는 것은 도의상 맞지 않다"고 했다. 추미애는 "정치검사가 바로 대권으로 직행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그냥 악마한테 던져주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을 악마에 비유한 것이다. 남에 대한 험담과 물어뜯기를 하기전에 제 눈의 들보부터 살펴보기를 권유한다.

윤석열, 최재형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사정기관 장이다. 그런데 이들을 정치일선으로 밀어내고 야당 대선후보 반열에까지 올려놓은건 현 정권 사람들이다. 흰것을 흰것이라 하지 못하게 입을 틀어막고, 네편에게는 추상같은 잣대를, 내편에게는 봄바람 같은 이중잣대를 들이대라고 겁박하는 반민주성, 비상식, 부조리 그리고 불의를 목도한뒤 참을수 없는 분노에 정치의 광야로 나온것이다. 윤석열은 "국민이 불러서 나왔다"고 했다. 무너진 상식과 정의를 바로 세워달라는게 국민의 명령이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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