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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라커룸S] 고개 숙인 송승준 "죄송합니다, 억울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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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에 휩쓸려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억울한 부분이 많은데, 제가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밝히겠습니다."


롯데 투수 송승준은 4년 전 당시 팀 동료였던 이로운(개명 전 이여상)에게 금지 약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말부터 식약처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약사법(금지 약물 제조, 유통, 구매 등) 위반을 조사한 식약처는 송승준의 위법행위가 없다고 결론 내리고, 관련 내용을 KADA로 이첩했습니다. KADA는 송승준이 이로운에게 금지 약물을 받았고, 이를 소지했다며 지난주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습니다. 송승준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법정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취재진은 어제(14일) 경기도 여주에서 송승준을 만났습니다. 먼저 송승준은 KADA로부터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사실을 밝혔습니다. 지난 4월 1차 통보를 받고 청문회 절차를 거친 뒤 지난주 징계가 최종 확정됐습니다. 송승준에 따르면 지난 5월 25일부터 징계가 시작됐고, 현재 18경기를 소화한 상황이었습니다.

송승준이 금지 약물과 관련된 건 지난 3월 처음 알려졌습니다. 한 매체에서 현역 선수가 이로운에게 금지 약물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송승준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송승준은 입장문을 내고 '2017년 3월 이로운이 약을 가져와 영양제라며 권유하고 건넸는데, 당시 개인 트레이너에게 문의해보니 금지 약물이라는 걸 알게 됐다. 다음날 곧바로 금지 약물을 돌려줬고, 이여상을 크게 질책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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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준은 입장문 내용을 재차 강조하며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식약처가 저를 조사했지만, 구매나 유통에 대한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KADA에서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도 모두 음성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KADA도 구매, 복용에 대해선 언급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단지 약물을 받았다는 이유로, 돌려줬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구매 의혹'이 든다며 최고 수준의 72경기 징계를 내린 건 억울했습니다. 제 주장은 믿지를 않고, 이로운의 진술에만 의존해 징계를 내린 건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실제 KADA가 송승준에게 내린 72경기 출전 정지는 '최고 수위' 징계입니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는 도핑테스트 결과에 따른 '금지 약물 복용' 징계가 전부였는데, 지난 2017년 금지 약물 복용으로 적발된 최경철이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최고 수위입니다. 금지 약물 소지로 인한 징계는 지난 3월 송승준과 마찬가지로 이로운에게 건네받아 금지 약물을 소지했던 은퇴 선수 A와 송승준이 처음입니다. KADA 측은 '소지는 복용을 위한 시도 행위로 간주한다'는 규정 2.2항과 2.6항을 근거로 내세우며 무관용 원칙으로 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송승준은 "금지 약물을 받은 뒤 곧바로 구단과 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건 제 불찰입니다. 지금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물을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복용에 해당하는 중징계가 내려진 건 지나칩니다. 형평성에 어긋나는 징계라고 생각합니다"라며 KADA를 상대로 계속 이의를 제기할 계획입니다. 징계는 시작됐지만, 항소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송승준은 징계를 다 소화하더라도 항소를 통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한다는 방침입니다. 동시에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사실관계 확인 없이 무분별하게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

송승준은 아울러 자신과 같은 피해를 후배들이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후배 선수들하고 이야기해봤는데, 단순히 소지를 한 것도 징계받는다는 걸 모르고 있습니다. 이거는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같은 선수 피해자가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누구에게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사례가 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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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원클럽맨'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송승준은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믿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좋지 않은 마지막 모습을 보여 죄송스러워했습니다.
"지금도 정말 후회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에 휩쓸리게 되어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올해로 딱 33년째 야구 하고 있는데, 마무리가 이렇게 되는 거 같아서 너무 속상하고 자존심도 많이 상합니다. 억울한 부분이 많은데, 제가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밝히겠습니다. 지금 하는 일도 최선을 다하면서 야구 쪽에 이바지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유병민 기자(yuball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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