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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부정행위 안 했는데.." 전교 6등 여고생, 유서 쓰고 극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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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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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의 한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 시험 도중 부정행위를 의심받자 반성문에 억울함을 호소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15일 안동경찰서와 유족 등에 따르면 안동의 한 여고에 재학 중인 A양은 지난 10일 2교시 수업이 시작된 오전 9시40분쯤 학교 정문을 나섰다. 1교시 영어 수업 때 수행평가 쪽지시험을 본 A양은 교사에게 부정행위를 했다는 의심을 받아 반성문을 쓴 뒤였다.

A양은 2교시 음악 수업 시간임에도 교무실 별도 공간에서 반성문을 써야 했다. A양은 영어 교사에게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계속 부인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교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A양은 A4 용지 앞뒤에 무언가 적은 뒤 교무실을 빠져 나왔다.

이후 교문을 벗어난 A양은 9시45분쯤 학교 앞 아파트 15층에 올라 투신했다.

유족은 “영어 교사가 당사자의 해명을 전혀 듣지 않고 부정행위로만 단정해 반성문까지 쓰게 하자 억울함을 나타내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영어 시험은 유명 팝송의 감상문을 세 문장의 영어로 적어내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답을 쓰던 중 담당 교사는 A양의 책상 서랍 안에서 영어로 된 문장이 적힌 쪽지를 발견했고 이를 베껴 쓴 것으로 의심했다.

A양 유족은 “중간고사에서 전체 6등을 할 정도로 우등생인데 부정행위자로 몰리고 해명할 기회가 없자 억울한 마음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며 “관계 기관의 철저한 조사로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교육청은 대책반을 꾸려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내용 및 또다른 문제가 있는지 등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며 "혐의점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합동으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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