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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파이프 100개 옮겨라” 괴롭힘에 성희롱까지…40대 여성 노동자 극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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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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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경북 포항의 한 건설업체에서 일하던 40대 여성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유서를 남긴 채 숨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4일 MBC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하청 건설 업체 소속으로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감시원으로 일을 시작한 48살 김 모 씨는 입사 1주일도 안 돼 현장 관리자 2명이 무거운 쇠파이프 100개를 옮기라고 하고 폭언까지 일삼는 등 감당하기 힘든 업무 지시애 시달렸다.

김씨는 괴로운 심경을 딸에게 털어놨다.

故 김 씨의 딸은 "엄마가 손목까지 나갔다. 손목 아프다고 엄마가 말 한 번 하니까 그다음에 더 가혹한 걸, 더 무거운 걸 시켰다"고 매체를 통해 밝혔다.

故 김 씨의 딸은 현장 노동자 10여 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김 씨에게 성희롱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故 김 씨의 딸은 "엄마가 눈물을 흘리면서 '너무 수치스럽다, 너무 치욕스럽다, 엄마가 견디기 힘들다' 그러셨다"고 했다.

김 씨가 결국 노동조합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곧바로 사측의 조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김 씨 앞에 두고 거세게 반발했다. 양정인 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 여성분회장은 "(가해자들이) 당사자 본인 앞에서 '내가 언제 그랬냐'고 거세게 말했다. 그게 마지막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결국, 김씨는 신고 당일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해 너무 괴롭고 치욕스러워서 살고 싶지 않다'는 글을 남긴 채 생을 마감했다.

노조는 김 씨의 죽음이 업무상 재해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하청업체 측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정식 직원이 아닌 일용직 노동자고,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min365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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