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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최대 고비' 佛오픈 정복한 조코비치, 골든 그랜드슬램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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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남자 테니스 역사상 최초의 ‘골든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노바크 조코비치. 사진=A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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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최대 약점이었던 프랑스오픈까지 5년 만에 다시 정복하면서 남자테니스의 ‘절대 강자’로 우뚝 섰다.

조코비치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1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와 4시간 11분에 걸친 대접전을 펼친 끝에 세트스코어 3-2(6-7<6-8> 2-6 6-3 6-2 6-4) 역전승을 거뒀다.

조코비치는 먼저 1, 2세트를 내줘 벼랑 끝에 몰렸지만 이후 내리 3, 4, 5세트를 따내는 기적을 일궈내 통산 19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로저 페더러(8위·스위스),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이 보유한 최다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20회)에 1승 차로 따라붙었다.

특히 프랑스오픈라 우승 기쁨이 더 컸다. 조코비치는 이 대회 전까지 호주오픈에서 9회, 윔블던 5회, US오픈 3회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반면 프랑스오픈은 2016년 딱 한 번 우승에 그쳤다. 번번이 나달에게 막혔기 때문이다.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불리는 나달은 자신의 20차례 메이저대회 우승 가운데 14번을 클레이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달성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나달의 높은 벽까지 넘었다. 심지어 준결승에서 나달과 정면승부를 펼쳐 완벽한 승리를 일궈냈다.

조코비치는 이번 우승으로 4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을 모두 2번 이상씩 우승한 역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 이전에 이같은 기록을 세운 선수는 1967년 로이 에머슨(호주),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가 있었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오픈 시대’ 이후에는 조코비치가 유일하다.

이 기록은 페더러, 나달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페더러는 프랑스오픈에서 1회(2009년) 우승에 그쳤고 나달은 호주오픈에서 2009년 한 차례 우승한 것이 전부다. 페더러는 클레이코트, 나달은 하드코트에 상대적으로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제 테니스계 관심은 조코비치가 4대 메이저대회를 한 해에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

조코비치는 이미 지난 2월 호주오픈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어 최대 고비였던 프랑스오픈도 넘어선 만큼 대기록 달성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남자 테니스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은 1938년 돈 버지(미국), 1962년과 1969년 레이버 등 단 3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남은 메이저대회는 윔블던과 US오픈. 오는 28일 개막하는 윔블던은 조코비치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다. 이미 5번이나 우승했고 2018년과 2019년에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아예 대회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조코비치가 이번에 우승하면 3연패를 달성한다. US오픈 역시 조코비치가 3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조코비치가 강점을 보이는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만큼 우승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올해는 마침 도쿄올림픽까지 열린다. 내친김에 남자테니스 사상 첫 ‘골든 그랜드슬램’도 노려볼 수 있다. 골든 그랜드슬램은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 우승 및 올림픽 금메달까지 차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자부에서는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1988년에 4대 메이저 대회와 서울 올림픽까지 제패해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하지만 남자부에선 아직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조코비치가 첫 역사를 쓸 절호의 기회다.

조코비치도 ‘골든 그랜드슬램’ 달성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무엇이든 가능하다”며 “이번 우승으로 골든 그랜드슬램 달성 가능성도 커졌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2016년에도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우승했지만 윔블던 3회전에서 패해 상황이 종료된 적도 있다”며 말을 아꼈다.

2016년에도 조코비치는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석권하며 ‘골든 그랜드슬램’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윔블던 대회 3회전에서 샘 퀘리(미국)에게 1-3(6-7<6-8> 1-6 6-3 6-7<5-7>)으로 패해 탈락한데 이어 그해 리우올림픽에선 1회전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지나친 욕심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을 잘 아는 만큼 차분하게 순리대로 나아간다는 생각이다.

조코비치는 “우선 며칠 더 프랑스오픈 우승의 기쁨을 즐긴 뒤에 윔블던을 생각하겠다”며 “2018년과 2019년처럼 올해도 계속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페더러, 나달과 함께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경쟁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면서 “페더러와 나달도 현역 선수이고 당장 올해 윔블던에서 우승을 추가할 기회가 있는 만큼 나도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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