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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유일한 실질 초청국? 남아공 대통령 어디에?…'G7 국뽕'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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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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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부 공식 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 게시물(위)과 수정본(아래). 사진 좌측 하단의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을 편집했다가, '외교 결례'라는 비판이 빗발치자 수정본에는 포함시켰다. /사진=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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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영국 콘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에 대한 홍보를 위해 무리수를 던지고 있다. G7 정상회의에 대한민국의 정상이 참석한 것은 평가할만한 일이지만, 이른바 '국뽕(자국 찬양을 비꼬는 신조어)'을 지나치게 자극하려다 외교결례까지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靑 수석 "유일한 실질 초청국", 외교차관은 "그렇지 않다" 수습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4일 MBC '2시 뉴스외전'에 출연해 "이번 G7 정상회의에 초청된 4개국 중 인도,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의장국인 영국과 관계있는 영연방 국가인 만큼 한국이 사실상 유일한 초청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던 바 있다.

그러면서 "한국이 사실상 G8에 자리매김한 것 아니냐는 국제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자찬했다. G8은 원래 G7 국가(미국·영국·일본·독일· 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에 러시아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G8 정상회의' 체제가 깨졌던 바 있다. 이런 G8에 '2021년 사실상 유일한 초청국'인 한국이 이름을 올렸다는 게 박 수석의 주장이다.

이런 논리는 전문 외교관인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이 부인했다. 최 차관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국이 G7 정상회의의 사실상 유일한 초청국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닙니다. 아닙니다"라며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최 차관은 "인도는 인구로 중국과 버금가는 가장 큰 나라"라며 "호주는 서방과 아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고, 태평양 지역이라든가 서남아 지역에서는 제일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남아공 같은 경우 아프리카에서 주도국이다. 선진국은 아니지만, 이번에 개도국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가 중요한 의제 중에 하나"라며 "그런 차원에서 개도국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위상을 강조하기 위해 인도·호주·남아공의 국제적 위상을 낮춘 박 수석의 발언을 최 차관이 수습한 격이었다. 인도·호주·남아공 모두 국제적 위상에 맞게 초청이 된 것이지, '영연방'이어서 무임승차한 게 아니며, 한국 역시 '유일한 실질 초청국'이 아니라는 뜻이다.


남아공 대통령 '삭제' 해프닝…'文 센터' 위한 무리수?

'대한민국 정부' 페이스북 계정은 13일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문 대통령을 포함한 G7 정상회의 참석자들이 찍은 단체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한 게시물이었다.

정부는 "이 자리 이 모습이 대한민국의 위상입니다. 우리가 이만큼 왔습니다"라며 "위대한 국민들과 정부가 함께 해온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감격스럽습니다. 모두 국민 덕분입니다"라고 적었다.

그런데 사진 원본에 있어야 하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의 모습이 정부의 게시물에는 편집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진의 정중앙에 있는 것처럼 연출하기 위해 왼쪽 끝에 있었던 라마포사 대통령의 모습을 '잘라낸' 결례를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G7 정상들 사이에 문 대통령이 위치한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정부가 '오버 액션'을 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정상들의 배치도 개최국을 가운데에 놓고 재임기간이 긴 정상이 '안쪽' 에 들어오는 게 관례기 때문에 집착할 일이 아니었다.

비판이 거세지자 '대한민국 정부' 페이스북 계정은 라마포사 대통령의 모습까지 포함된 원본 사진으로 게시물을 수정했다. "이미지 제작 과정에서 실수가 있어 수정되었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하지만 한 누리꾼은 "남아공 대통령을 잘라서 문 대통령을 센터로 넣고, 일본 총리를 가장 끝으로 만들어서 대비시키려고 했던 게 너무 티난다"고 댓글을 남겼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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