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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박쥐 '콱' 영상숨기고…中우한연구소 "아니란 증거 어찌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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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만 매체가 공개한 중국중앙방송(CCTV) 영상. 출처 유튜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 우한(武漢)시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라는 주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연구소 전염병 연구책임자는 연구실 유출설을 거듭 부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우한연구소스정리(石正麗) 박사가 전화·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우한 연구소에서 신종 전염병 연구를 이끄는 그는 지난 2017년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는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을 만들었다는 논문을 연구소 동료들과 함께 발표했던 인물이다.

스 박사는 1만 개 넘는 박쥐 바이러스 샘플을 중국 전역에서 수집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연구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의 이종 전염을 연구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유전자 조작을 통한 감염성 강화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쥐가 '콱'…2017년 TV영상 슬쩍 삭제



실제로 이달 초 외신들은 지난 2017년 12월 29일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방영됐던 우한연구소의 박쥐 연구 모습을 확보해 공개하기도 했다. 스 박사의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방영된 특별 프로그램이었지만, 현재 CCTV는 관련 기사를 삭제한 상태다.

영상에는 연구진이 장갑이나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박쥐의 배설물을 채취하는 등의 모습이 담겼다. 또 박쥐한테 물린 자국이 심하게 부풀어 오른 사진도 포함됐다. 영상에 등장한 연구진은 박쥐가 자신의 장갑을 뚫고 물었다며 "바늘에 찔린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스 박사는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박쥐가) 위험하지 않다"며 "인간을 직접 감염시킬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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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학원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스정리 연구원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천연숙주가 박쥐임을 밝혀 유명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엔 이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유출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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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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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NYT 인터뷰에서 스 박사는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에 대해 선을 긋는 모양새다. 그는 "우리 연구소는 유전자 억제 조작을 통해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강화하는 연구를 하거나, 협조한 적이 없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우한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일으키는 샘플을 확보한 적도 없다"고 했다.



"누가 바이러스땜에 아팠나, 이름대봐라"



그러면서 우한연구소에 보관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샘플은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96%가량 동일한데, 유전자학에서 일치율 96%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 박사는 코로나19 사태 발발 직전 우한연구소의 연구원 일부가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는 미국 정부의 정보보고서 내용도 "우한연구소에서 그런 일이 발생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어떤 연구원이 아팠는지 이름을 대보라"고 따지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배후에 중국과 자신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없다는 증거를 어떻게 댈 수 있겠느냐. 세상이 무고한 과학자에게 오명을 뒤집어씌우려 하고 있다"며 "난 잘못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겁날 것도 없다"고 거듭 억울함을 표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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