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경험도 없는 36세 당대표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정치의 대변혁을 예고하기에 충분하다. 경험 부족과 젊은 혈기에 이준석 대표는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감내해야 할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2021년 6월 11일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정치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위에 놓이게 됐다. 이번에 경합했던 국민의 힘 기성 정치인들에게는 거의 ‘6·11 테러’ 같은 경험이었겠지만 나는 이번 결과를 가히 ‘6·11 혁명’이라 부르고 싶다.
파격적으로 젊은 당대표가 등장했다고 해서 갑자기 나이에 따른 일괄 척결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실제 산 햇수를 가리키는 실제 연령(chronological age)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얼마나 건강한지와 사회 여러 계층과 얼마나 소통이 원활한지를 가늠하는 생물학적 연령(biological age)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도 이미 학벌이 아니라 실력이 중요해진 지 오래다. 정치도 드디어 계파가 아니라 실력이 좌우할 것이다. 이제 우리 정치 플랫폼도 일방 변론이 아니라 쌍방 숙론이 주도할 것이다. 철 지난 카리스마가 아니라 살가운 소통이 정치인의 필수 덕목이 될 것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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