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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급식회사로 출발 현대百, 매출 20조 ‘유통-패션 거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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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창립 50주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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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현대백화점 2020년 비전선포식’ 당시 정지선 회장(가운데)이 성장과 내실을 상징하는 토끼를 들고 있는 모습. 현대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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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이 15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14일 발표한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그룹의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었다”며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모태는 1971년 현대그룹의 단체 급식, 작업복 지원 등을 담당하기 위해 설립된 ‘금강개발산업’이었다. 창립 첫해 8400만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20조 원을 넘어섰고, 자산 규모는 약 18조3000억 원으로 재계 21위에 올라섰다. 사업 분야도 유통에서 패션, 리빙 분야까지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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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개점 당시 매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운데)와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왼쪽). 현대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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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을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성장시키는 데는 정몽근 명예회장과 정 회장 부자의 ‘뚝심 경영’이 있었다. 정 명예회장은 슈퍼마켓 사업으로 유통 노하우를 축적한 후 1980년 본격적으로 백화점 건립을 구상했다. 하지만 아버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이 구상을 탐탁해하지 않은 데다 당시 압구정 일대는 배나무 밭에 아파트만 덩그러니 들어서 있는 상태여서 그룹 임원들도 대부분 반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의 삼고초려 끝에 겨우 승낙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진통 끝에 1985년 개점한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매장 안에 갤러리, 문화센터 등을 포함한 ‘문화 백화점 전략’을 택했다. 이 전략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으며 ‘강남백화점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외환위기 풍파가 거셌던 1990년대 후반에도 정 명예회장은 천호점(1997년), 울산점 신촌점(이상 1998년)을 각각 개점했다.

정 명예회장의 도전적 기질은 아들인 정 회장에게도 이어졌다. 2003년 총괄부회장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 나선 정 회장은 2010년 이후 백화점 6개, 아웃렛 8개를 출점하고 10여 건의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특히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최단 기간 내 돌파한 판교점 관련해선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2011년 6570억 원에 이르는 규모의 부지 매입부터 콘셉트 구상까지 직접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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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개점해 ‘미래형 백화점’이라는 평가를 받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 서울’도 마찬가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16년 파크원 상업시설 입찰 당시 ‘오피스타운 백화점’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정 회장이 ‘세상에 없던 새로운 백화점을 만들면 더 많은 고객이 올 것’이라며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M&A에도 적극성을 보였다. 정 회장은 2012년 패션업체 한섬 인수를 추진할 때 정재봉 당시 한섬 사장과 직접 담판을 지었다. 리바트 인수도 “향후 성장성이 높다”며 밀어붙였다. 두 회사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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