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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수원, 8조 체코 원전 수주 청신호…러·중 탈락 ‘美·佛’과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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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정부, 안보 등 이유 중국·러시아 배제

강력한 후보 탈락으로 수주전에 한발 성큼

프랑스, 유럽 원전 건설·운영 경험 내세워

“韓 건설비용 佛 절반”…가격 경쟁력 우위

이데일리

체코 두코바니 원전 모습(사진=C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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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사업비 60억 유로(약 7조8700억원)에 이르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이 한국과 미국, 프랑스 등 3파전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강력한 후보군이었던 러시아 로사톰과 중국 중국핵전집단공사(CGN)에 대해 체코 정부가 최근 입찰 배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에 각각 1000㎿급 원전 1~2기 신규 건설을 추진 중이다. 체코 정부는 연내 입찰을 시작해 평가를 진행해 2022년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2029년 착공, 2036년 완공 목표다.

탈 원전 논란에도 한수원은 한국전력기술ㆍ한전연료ㆍ두산중공업ㆍ대우건설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Team Korea)’를 꾸려 현지에 사무소를 열고 체코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4일 원전업계와 체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체코 정부가 체코 정치권에서 주장한 러시아·중국 기업의 두코바니 원전 사업 참여 불허 요구를 결국 받아들였다.

체코 TV는 최근 체코 정부와 야당 대표들이 두코바니 원전 건설 입찰계획을 협의한 끝에 러시아와 중국 기업을 제외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체코 TV는 카렐 하블리체크(Karel Havlicek)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이 정당 대표들과 회담한 후 “참석한 정당들 모두 중국이 체코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체코 공영 라디오 방송사인 ‘라디오주르날’도 “체코 정부가 러시아의 로사톰을 입찰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며 “국가의 안보 차원에서의 결정이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로사톰이 체코전력공사(CEZ) 직원으로부터 원전 입찰 관련 핵심정보를 불법으로 넘겨받은 것이 드러나면서 반러 정서가 커진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수원과 프랑스 EDF,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경합한다.

라디오주르날은 “프랑스 EDF가 유럽에서의 원전건설과 운전경험 등을 앞세워 유럽 내 검증된 기술력을 제공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한수원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력과 해외 원전건설·운영 경험, 입찰가격 경쟁력에서 한수원이 이끄는 ‘팀코리아’도 현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 한국이 지은 원자로가 없어 운영 경험면에서 프랑스 등에 밀리는 게 사실이지만 최근 UAE 바카라 원자력 발전소의 상업운전 개시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한수원은 그간 체코 현지에서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 경제성, 바라카 원전 사업의 성공적 사례를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세일즈 활동을 해왔다.

특히 입찰가격에서 한수원의 가격 경쟁력이 미국에 3분의 1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디오주르날은 “블룸버그 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의 ㎾당 건설 비용은 3717달러로 프랑스 7809달러의 절반 수준이고 미국의 1만1638달러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며 “비교해 보면 가격 측면에서 (한수원이)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수원도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체코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도 수주 지원을 위해 체코 정부와 고위급 회담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체코를 방문해 체코 정부관계자, 체코전력공사 경영진과 만날 예정”이라며 “아직 최종결정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체코 현지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를 만나 원전 수주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실한 지원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수원은 지난달 체코에너지산업연합회(CPIA)를 한국으로 초청해 원전 수주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전달했다. 두코바니 원전에 사용할 모델인 한국 신형원전 APR1400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기간 CPIA는 신고리 원전을 방문해 건설 중인 5·6호기와 현재 가동 중인 4호기를 살폈다. 한수원은 지난 2017년10월 APR1400의 유럽 수출형 모델인 EU-APR의 표준설계에 대해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심사를 최종 통과했고 이 모델을 두코바니 원전에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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