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68779084 0032021061468779084 07 0701001 culture 7.1.4-RELEASE 3 연합뉴스 56690818 false true false false 1623662223000

이슈 미술의 세계

DNA 데이터로 재해석한 이이남의 디지털 산수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비나미술관 개인전 16일 개막

연합뉴스

이이남 개인전 전경 [사비나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52)은 고전 회화를 재해석한 디지털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강렬한 시각적 자극을 전하는 미디어아트와 달리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겸재 정선 '인왕제색도' 등을 영상으로 옮겼다.

독특한 주제와 기법으로 2019년 영국 테이트 모던 백남준 회고전, 2020년 벨기에 브뤼셀 한국대사관 등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평화의집에도 그의 작품이 있었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 사비나미술관에서 16일 개막하는 개인전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다'에서 이이남은 그동안 소재였던 고전 회화의 의미를 되돌아보며 자아를 탐구한 작품을 보여준다.

전남 담양 출신인 작가에게 남도 풍경과 그림은 지금까지 작품의 바탕의 됐다. 이번 전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뿌리와 본질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자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첨단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실험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서울대 생명과학연구소와 협력해 추출한 자신의 DNA 정보를 작품에 담았다.

작가의 DNA 염기서열을 구성한 작은 알파벳들이 화면에 눈이 내리듯 떠다니다가 쌓여 고전 산수화가 그려지는 식이다.

전시는 모니터 영상 작품 15점과 영상을 활용한 설치 작품 6점 등 총 21점을 선보인다.

주제는 당나라 시인 사공도(司空圖)의 시학서 '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에서 가져왔다. '이십사시품' 중 온전한 자신을 보고 싶은 욕망을 투영한 구절 "형상 밖으로 훌쩍 벗어나 존재의 중심에 손을 쥔다"에서 영감을 얻은 이이남은 DNA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회화를 만들었다.

DNA와 고전 회화의 만남처럼 작품 곳곳에서 실상과 허상,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희미해지며 색다른 반전이 일어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만나는 '시(時)가 된 폭포'는 6.8m 높이의 영상 스크린으로 폭포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수많은 역사를 기록한 문자들이 물방울처럼 쏟아져 내린다.

'분열하는 인류'는 스크린을 관통한 화살이 열매 실(實) 자를 붙잡고 있는 듯하다. 글자 아랫부분은 가루처럼 흩어져 내린다.

작가의 DNA 정보를 쌓아 만든 디지털 산수화로는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곽희의 '조춘도' 등을 볼 수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코로나19 사태로 긴 격리 기간을 보내면서 뿌리에 대해 사유할 시간을 가지게 됐다"라며 "나와 나의 뿌리를 더 정확히 보고 알아가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31일까지.

연합뉴스

이이남 '인간, 자연, 순환, 가족' [사비나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oubl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