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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文 사진 중앙에 “대한민국의 위상”…남아공 대통령 잘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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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앞줄에 같이 선 남아공 대통령 사진 삭제
SNS서 “文 잘 보이게 의도적 조작” 논란
정부 “실무진 실수” 남아공 나오도록 수정
박수현 “1세션에 文옆에 바이든” 의미 부여
서울신문

“이것이 대한민국의 위상” G7서 남아공 대통령 잘라낸 정부 - 정부가 지난 13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사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선 맨 앞줄 왼쪽 끝(빨간 원)에 선 시릴 라마포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지운 채 올린 사진이 논란이 되자 14일 다시 라마포마 대통령을 보이도록 수정했다. 대한민국 정부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202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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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나온 사진 부분을 잘라내 논란이 되고 있다. 남아공 대통령의 사진 부분이 잘리면서 상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은 정중앙에 가깝도록 배치된 것이다. 정부는 이를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는 제목으로 SNS에 홍보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사진 조작’ 논란이 일자 정부는 “실무진의 실수”라고 해명한 뒤 남아공 대통령이 다시 보이는 사진으로 수정했다.

정부 “이 사진 이 모습 대한민국 위상”
뒷줄에 스가 총리, 메르켈 총리 도열


정부는 지난 13일 ‘대한민국 정부’ 계정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는 제목으로 홍보포스터 형식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G7 정상회의가 열린 영국 콘월의 카비스베이를 배경으로 G7과 초청국의 정상들이 모여 찍은 기념사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맨 앞줄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이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원본 사진에는 사진의 정중앙에 존슨 총리가 섰고 양 옆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서 있는 사진이었다.

앞줄 양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남아공 시릴 라마포마 대통령이 서 있었다.

문 대통령 뒤로 두 번째 줄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이 섰다.

정부는 이 사진에 “한국의 G7 정상회의 참석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라면서 “우리나라가 G7 정상회의에 초청된 것은 민주주의 국가이자 기술 선도국인 우리의 격상된 위상에 대한 평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이 사진 이 모습이 대한민국의 위상이다. 우리가 이만큼 왔다”면서 “위대한 국민들과 정부가 함께 해 온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물이다. 감격스럽다”고 글을 올렸다.
서울신문

“이것이 대한민국의 위상” 남아공 대통령 잘라낸 정부 - 정부가 지난 1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사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선 맨 앞줄 왼쪽 끝에 선 시릴 라마포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사진에서 잘려진 채 올려져 있다. 정부는 사진 조작 논란이 일자 14일 다시 라마포마 대통령을 보이도록 수정했다. 대한민국 정부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202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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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사진서 타국가수반 삭제 외교 결례
문체부 “디자이너가 실수로 잘못 편집”


이 사진은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김광진 청년비서관 등이 공유해 온라인에서 확산했다.

박 수석은 페이스북에 라마포마 남아공 대통령이 잘린 사진을 올리면서 “G7 정상회의 초청국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을 백마디의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크게 말하고 있다”면서 “G7 정상들 사이에 문재인 대통령의 자리가 대한민국의 오늘이고, 우리 후세 대통령의 자리는 더 영광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썼다.

사진 일부 댓글에는 “우리 대통령님 국격을 올려주셔서 감사하다” “한국이 이제 세계에서도 일류가 되었다” “우리는 문재인 보유국 국민이다” 등이 적혔다.

문제는 정부가 올린 사진 사진의 원본 기념사진에는 맨 앞줄 왼편에 서 있던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잘려 있었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원본 사진을 확인한 네티즌들이 “문 대통령이 가운데에 있게끔 보이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이라는 의심이 나왔다. 정상회의 단체 사진에서 일부 국가 수반만 잘라내는 행위는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욱이 남아공 대통령이 배석한 각국 정상 가운데 유일한 흑인이라는 점에서 자칫 인종차별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남아공에서는 한국에서 이렇게 (사진에서 남아공 자국 대통령을 지우고) 하는지 아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정부는 논란이 일자 게재 하루도 안 된 14일 “이미지 제작 과정에서 실수가 있어 수정됐다”면서 “콘텐트 제작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힌 뒤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까지 나온 사진으로 수정했다.

‘대한민국 정부’ 계정을 관리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관계자는 “디자이너가 실수로 사진을 잘못 편집했다”면서 “주말에 관리자들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게시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신문

사진 수정 후 - 정부가 지난 1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사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선 맨 앞줄 왼쪽 끝에 선 시릴 라마포마(빨간 원)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사진에서 자른 채 올려 사진 조작 논란이 일자 14일 다시 라마포마 대통령을 보이도록 수정했다. 대한민국 정부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202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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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 2018년 2월 박수현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를 떠나며 마지막 브리핑을 하는 모습.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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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영국 존슨 총리가
한국에서 많이 배웠다 해”
“자리, 의전 볼 때 실질적 G8”


박 수석도 페이스북에 편집본이 아닌 남아공 대통령이 포함된 원본 사진을 다시 올렸다.

박 수석은 이날 MBC에 출연해 한국 정상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의미에 대해 “한국이 배울 점이 많은 나라가 된 것”이라고 자평한 뒤 “존슨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한국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자리 위치와 관련, “확대정상회의 1세션이 ‘보건’을 주제로 열렸는데, 사진을 보면 의장국인 영국 정상이 가운데 앉고 우측에 문 대통령이 앉고 좌측에 바이든 대통령이 앉았다”며 자리 위치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대한민국이 사실상 유일한 초청국으로, 주요 선도국으로 G7에 참석했다”면서 “자리나 의전 등을 볼 때 실질적 G8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초청 4개국 중 호주·인도·남아공이 영연방국가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은 유일한 초청국”이라고 썼다.
서울신문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 -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및 오스트리아, 스페인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로 이동하고 있다. 2021.6.1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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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후(현지시간) 비엔나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1.6.14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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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촬영하는 한-영국 정상 -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6.1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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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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