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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이동걸 "HMM 3000억 규모 CB, 전환 안하면 '배임'"(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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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한진칼 3자연합 측과 면담 계획…쌍용차 노사에는 "투자자 관점으로 보라" 직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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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이 14일 온라인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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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회장이 14일 산은이 보유 중인 3000억원 규모의 HMM(옛 현대상선) 전환사채(CB)에 대해 "당연히 (주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펀드 대표 등 한진칼 주주들과 면담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전환 안 하면 '배임'"…매각 계획에는 말 아껴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 이슈브리핑에서 "이익기회가 있는데 그걸 포기하면 배임"이라며 "(HMM CB) 전환을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3000억원(6000만주) 규모 HMM CB는 오는 30일 만기가 도래한다. 전환사채란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2016년 12월 발행된 이 CB는 당초 전환가격이 주당 6269원이었지만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액면가 수준인 5000원으로 낮아졌다. 이날 HMM 종가인 4만6250원을 대입하면 평가차익은 2조4750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 회장은 "전환을 안 하면 국민세금으로 돈을 벌 기회가 있는데, 그걸 안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산은이 그동안) 구조조정을 하면서 손해도 봤지만, 이렇게 거둔 수익이 정책금융 재원이 되기에 당연히 CB 전환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은의 전환권 행사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HMM 주가 하락 우려에 대해선 우리 주식시장이 효율적 시장이냐, 아니면 비효율적 시장이냐를 테스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합리적 투자자라면 산은이 HMM CB 전환을 할 수밖에 없단 걸 알고, 현재 시장가에 (CB 전환가능성이) 이미 반영돼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전환을 안 할 수 없다'는 이야기로 내일 (주가가) 폭락하면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효율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HMM 매각 계획에 대해선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HMM 매각은 다른 고려요소를 포함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기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검토를 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팔기 시작하면 일부만 팔거냐, 통째로 팔거냐, 아니면 이참에 민간에 완전히 넘길거냐 등 저희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전환 후 매각 여부는 시장과 회사 상황, 정책적 판단, 유관기관과 협의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HMM 민영화와 관련해 접촉한 기업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까지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나 접촉한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통합항공사 관련 강성부펀드, 조현아 전 부사장 등 면담 계획

이 회장은 또 향후 출범할 통합 항공사(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의 주요 주주를 앞으로 면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원태 회장의 리더십 하에서 (통합항공사가) 잘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며 "그럼에도 이 합병 건은 특정인의 편을 들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란 점에서 조 회장에 많은 굴레를 씌웠다"고 했다.

이어 "경영실적과 윤리적인 부분 등으로 유사 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될 경우도 있기 때문에 모든 주주에게 조 회장을 구속하는 것과 같은 조건으로 구속을 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거론한 한진칼 주요 주주는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 회장과 대립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강성부 KCGI 대표, 반도 측이다. 이 회장은 "일정 지분 이상 가진 주주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 노사, '투자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이 회장은 최근 쌍용자동차 노사가 합의한 자구안에 대해선 노사의 노력을 인정한다면서도 "(자구안이 충분한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며 "노사가 '투자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쌍용차 노조는 지난 7일과 8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52.14% 찬성으로 자구안을 통과시켰다. 자구안의 주요 내용은 무급 휴직 2년, 현재 시행중인 임금 삭감과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무쟁의 확약 등이다.

이 회장은 "쌍용차 노사가 만든 자구안은 법원 회생계획안에 포함돼 잠재 인수후보자들이 평가를 할 것"이라며 "쌍용차 자구안에 대한 잠재 인수후보자의 평가와 (향후 사업)계획이 있어야 산은이 지원 검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쌍용차 노사는 산은, 정부 관점 말고 투자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2년 조건부 휴직을 포함해 노조가 많은 것을 희생한 것은 맞지만, 투자자라면 쌍용차가 2년만에 회생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밖에 대우건설 매각 문제와 관련해선 "대우건설 1대 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의 독립적인 의사 결정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고, 산은이 관여할 생각도 없다"며 "최근 언론보도 등을 보면 대우건설 매각 여건이 조성되는 듯 보인다"고 즉답을 피했다.

아울러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 토스뱅크의 모회사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 "1000억원을 투자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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