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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이준석 방문에 광주 민심 술렁…"변화의 새바람"vs"결과로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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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건물 붕괴 참사 합동분향소 참배…5 ·18 등 입장 밝혀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광주 동구청에 마련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을 마친 뒤 이용섭 광주시장, 임택 광주동구청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6.14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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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황희규 기자,이수민 기자 = 30대 돌풍의 주역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철거 건물 붕괴 참사가 발생한 광주를 찾아 애도했다.

여권 심장부 광주를 찾은 보수정당의 젊은 대표에 대해 광주시민들은 '변화의 새바람'이라며 일단 합격점을 줬다.

다만, 이 대표가 '말뿐이 아닌 실제 정책'으로 결과물을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지도부와 함께 첫 공식 행보로 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광주 동구청을 찾아 재개발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조문했다.

◇ 이준석 "광주시민 아프게 하는 일 없을 것"

그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광주 붕괴 사고는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참사"라며 "재개발 사업 이권 문제나 철거 공사 과정에서 정치권 또는 관계자들의 유착은 없는지 수사력을 총동원해 사건의 책임자를 가려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또 5·18민주화운동에 공감한다는 뜻과 함께 이날 오후 광주지법에서 예정된 전두환씨의 항소심 재판 불출석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대표는 "(그동안) 광주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언행에 대해 국민의힘은 김종인 위원장 체제 하에서 많은 반성을 했다"며 "그 기조는 새로운 지도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확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18 이후에 태어난 첫 세대의 대표로 광주의 아픈 역사에는 항상 공감한다"며 "그 정신을 잘 교육받았기 때문에 과거에 대해 다시 우리 당에서 광주시민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힘이 호남의 미래세대와 지역의 발전, 경제활성화, 일자리 문제들을 논의할 시점이 가까운 미래에 있을 것"이라며 "그 행보는 굉장히 구체적이고 적극적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두환씨 재판 불출석에 대해선 "재판에 대한 불성실한 협조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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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광주 동구청에 마련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2021.6.14/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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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대표에 호감"…광주시민들 긍정 평가

이 대표의 이날 광주 방문에 대해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표 방문을 지켜본 광주 동구청 한 공무원은 "이 대표 인터뷰를 지켜봤는데, 전두환씨를 언급할 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적정한 선에서 잘 얘기하더라"며 "호남 동행도, 앞으로 지켜봐야하겠지만 그동안의 당대표보다 깨어있는 사고를 가진 듯 보인다"고 호감을 내비쳤다.

또 다른 공무원은 이 대표의 '방명록'을 주목해서 봤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 공무원은 "보통 당대표가 방명록을 쓰면 한 페이지 전부를 다 쓰고 그 뒤에 지도부가 다른 페이지에 방명록을 쓴다"며 "오늘은 이 대표가 방명록에 짧게 한 줄 적고 그 뒤로 지도부들이 이어서 썼다. 의전을 간소화시킨 것으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 밑으로 국민의힘 최고위원 배현진, 국민의힘 서구갑위원장 주동식 등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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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안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대표가 적은 방명록.2021.6.14/뉴스1 © News1황희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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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이모씨(50)도 전반적인 정치 문화에 분 '변화의 새바람'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씨는 "가장 수구적인 정당이라는 국민의힘에서 새로운 젊은 세대가 등장했다는 데 고무적이다"라며 "(이 대표의) 정책적 부분에 대한 동의와는 무관하게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오모씨(49)는 "진정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는 "야당 대표로 참사 현장을 찾는 건 당연하지만 첫 공식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애도한 건 광주 입장에선 고마운 일"이라며 "국민의힘이 호남을 껴안으려는 의미있는 일정으로 진정성있게 받아주고 싶다"고 했다.

또 "5·18민주화운동을 '교육' 부분에서 접근한 것도 좋게 보인다"며 "(5·18의) 진실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위기'와 '자극'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잘 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에서도 젊은 대선 기획단을 꾸리려고 하는 등 쇄신 운동 움직이 있다. 여기에 당내 '올드보이'들이 스스로 결단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준석 호감' 국민의힘 지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이 대표에 대한 '호감'이 국민의힘 지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핵심은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질 것이냐는 것이다.

시민 오씨는 "광주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며 "그 기대감에 맞게 국민의힘이 어떻게 결과물을 내놓을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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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14일 오전 광주 동구청에 마련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당 지도부와 참배하고 있다. 2021.6.14/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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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광주에서 '무릎사과'를 하고 '호남동행'을 강조했으나 국민의힘이 실제 지역 관련 법안을 반대한 게 대표적이다.

국민의힘은 5·18관련 3법(왜곡처벌법, 진상규명 특별법, 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을 비롯해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한전공대법) 등의 국회 통과를 반대하며 비판을 샀다.

그는 "혁신의 감동은 엄청 크지만 결과물이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실망감은 더 크게 다가온다"며 "대중의 관심은 오래 가지 않기 때문에 이 대표는 결과물을 최대한 빨리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5·18은 과거로 퇴행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가치를 지녔기 때문에 더이상 왜곡·폄훼하는 일이 없도록 당내에서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했으면 한다"며 "이 대표가 30대이니까 2030세대들, 청년들이 5·18을 바로 이해하고 진실을 제대로 학습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차분하게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인 어떤 기회, '입발린 소리'만 듣고 광주시민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광주시민들은 5·18과 관련해 이중삼중 많은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광주의 아픔이 무엇인지, 나아가야 할 도시적 지향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주면 시민들 역시 그 가치에 동의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준석'이라는 젊은 당대표로 대변되는 변화의 움직임을 국민의힘 내부의 기존 구성원들이 따라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내부의 주류에는 수구적 세력들이 남아있어 호남이나 5·18에 대해 유쾌하게 지지하고 밀지 않는다"며 "실천으로 옮기고 성과로 가져올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지받는 이유 중 하나는 '사이다' 발언도 있지만, 실제 정책으로 성과를 내는 게 크다"며 "구체적 실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이준석'이라는 이미지로만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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