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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레이저로 공간 살균·AI로 동선 예측…공공장소 코로나 방역, 기계가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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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대전 11개 기업 ‘지능형 자동방역시스템’ 시연

[경향신문]

경향신문

김은규 유사이언스 대표가 14일 대전 서구 대전예술의전당 화장실 안에 설치돼 있는 ‘코로나19 지능형 자동방역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부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이는 인체무해 레이저가 발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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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화장실·상가·대합실 등
‘항균조명’ 쏴 바이러스 살균

위험지역 신속한 방역 가능
시, 지하철역 등 5곳 시범운영

사람 키보다 약간 큰 기계의 머리 부분이 회전하면서 인체에 무해한 레이저를 연신 쐈다. ‘물빛항균조명’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레이저는 대전지역 기업인 유사이언스가 개발한 것이다. 인체에 해롭지 않은 파장대의 이 레이저는 특수필름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여러 개의 점으로 퍼져나가 화장실 안에 있을 수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유해 바이러스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카이스트(KAIST)와 유사이언스 등 대전지역 11개 기업이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지능형 자동방역 시스템’을 선보이는 시연회가 14일 오후 2시 대전 서구 대전예술의전당 화장실에서 열렸다.

김은규 유사이언스 대표는 이 시스템 개발을 두고 “공공장소의 코로나19 방역은 앞으로 사람 대신 기계가 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장호종 교수 연구팀의 주도로 개발된 이 시스템은 주로 공중화장실·지하상가·대합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공건물에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확산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 시스템은 공공건물 공간 내부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유해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 레이저 발사, 약제 살포 등 ‘공간 살균’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사람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한 뒤 사람이 없는 동안에만 약제 살포 작업을 한다.

방역당국의 감염병 정보와 연계되는 이 시스템은 특정 공간에 확진자가 다녀간 경우 AI 등을 이용해 확진자의 향후 동선을 예측해 사전 방역에 나서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확진자의 방문 등으로 감염병 확산 위험이 높아지면 즉시 조기경보를 내리고 긴급방역을 자동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사람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검사를 실시한 뒤 방역을 하는 등의 과정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고 안전한 대응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공간의 미세먼지와 악취를 없애는 기능도 있다.

총괄 책임자인 장 교수는 “카이스트가 보유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공간분석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 공간 방역 시스템을 설계했다”면서 “광대역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중앙관제 시스템을 구축해 감염 위험도가 높은 공간에 대한 상시·긴급 방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의 개발에는 카이스트와 유사이언스 이외에도 오티에스, 아이원, 이원OMS, 삼정바이오싸이언스, 인컴바이오, 플레어, 스마트프로, 아이리스, 인트세인, 파인씨앤아이 등이 참여했다.

대전시는 이 시스템을 대전예술의전당, 지하철 유성온천역 등 5곳에 우선 설치해 시범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코로나19 지능형 방역 시스템’은 대전지역 기관·기업의 기술로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면서 “이 시스템이 우리나라 코로나19 방역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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