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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벤츠가 유럽에서 직영 전시장·서비스 센터 줄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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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 다임러그룹은 최근 영국·스페인·벨기에 등 유럽 일부 국가에 있는 직영 전시장과 서비스 센터 등 25곳의 매장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다임러그룹이 완성차 업체의 주요한 판매 인프라인 전시장과 서비스 센터의 상당 수를 매각하겠다고 밝히자, 업계에서는 미래차 시대로의 전환 과정에서 완성차 업체가 직면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등 매장 25곳을 딜러사나 투자자에 판매할 계획이다. 다임러는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자체(직영) 소매 사업을 혁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매장에는 약 28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데 다임러는 이들의 고용 승계를 매각 조건으로 내걸었다.

조선비즈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시장 모습./다임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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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곳 매장의 매각이 완료되면 다임러는 10억유로(약 1조35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쥘 것으로 예상된다. 다임러는 확보한 자금을 전기차 개발·생산 등 전동화 전환에 상당 부분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30년 전체 자동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하이브리드 포함)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전동화 전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 자금이 필요한데, 이를 마련하기 위해 앞서 관리직 인력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비용 절감을 추진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의 전동화 전환 속도는 폭스바겐이나 BMW그룹 등 다른 경쟁 브랜드와 비교하면 느리다는 평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하이브리드·순수 전기차 모델을 라인업으로 하는 ‘EQ’ 브랜드를 런칭한 이후 2018년 EQC를 처음 선보였고, 이후 소형 SUV EQA와 준중형 SUV EQB를 내놓았다. 고급 전기 세단 EQS도 출시할 계획이다.

다임러의 이번 자산 매각은 자동차 판매 과정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갈수록 축소되는 상황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5년까지 온라인 판매 비중을 25%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동안에는 전시장을 찾아 제품을 보고 영업 사원의 설명을 들은 뒤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는 온라인을 통한 자동차 구매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전시장의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오프라인 서비스 센터 수요도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차량의 주행, 안전, 인포테인먼트와 관련된 성능을 무선으로 실시간 업데이트하는 OTA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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