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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전두환 재판 불출석, 상당히 부적절"…이준석, '17명 붕괴참사' 광주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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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건물 붕괴 사고 희생자 9명 애도





"5·18 후 첫 세대…광주 아픈역사에 항상 공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나 김기현 (원내)대표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역사와 그리고 과거에 대한 겸손한 자세를 보인다고 해서 호남과 호남의 젊은 세대와 미래를 같이 이야기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는데, 우선 오늘 안타까운 사고를 맞이하여 먼저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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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청에 마련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고인들을 애도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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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당 대표 당선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 지난 9일 16명의 사상자가 나온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건물 붕괴 사고 희생자 9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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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같은 당 지도부와 함께 광주광역시 동구청에 마련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고인들 영정 사진 앞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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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엔 "더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겠다"



이날 오전 10시48분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광주광역시 동구청. 정문을 통과한 전세버스에서 이준석 대표가 배현진·정미경·김재원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함께 내리자 취재진이 몰렸다.

이 대표 일행은 앞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희생 장병 묘역을 참배하고 오는 길이었다. 당초 오전 10시쯤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지연됐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임택 동구청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이 미리 분향소에서 기다렸다가 이 대표 일행을 맞았다. 이 대표는 이 시장, 임 구청장과 주먹 인사를 나눴다. 옆에 서 있던 정몽규 회장이 고개를 숙였지만, 이 대표는 정 회장을 못 본 듯 그대로 지나쳐 손 소독을 했다.

이 대표는 방명록에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은 후 당직자들과 함께 붕괴 사고 희생자 9명의 영정 사진 앞에 두 손을 모은 채 나란히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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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광주 동구청 내 붕괴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방명록에 쓴 글.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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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하기 어려운 참사…수사력 총동원해야"



이 대표가 대표로 헌화하고, 향에 불을 붙인 뒤 일제히 묵념했다. 이 대표는 이 시장과 임 구청장에게 "저희도 계속 관심을 가질 테니 시장님과 구청장님도 한 점 억울함과 비난이 없도록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분향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수사당국에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바닥인 호남 지역을 챙기겠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먼저 "사실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참사이고, 이 과정에서 언론의 취재로서 드러나고 있는 많은 것들, 예를 들어 재하도급의 문제라든지, 그 과정에서 공사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공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차치하더라도 시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여러 제보가 잇따랐음에도 지자체에서 다소 신속하고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했던 것은 앞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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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같은 당 지도부와 함께 광주광역시 동구청에 마련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고인들을 애도하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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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젊은세대의 미래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는 "재개발 사업 등에 대해 이권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혹시나 이해할 수 없는 철거 공사 과정에 정치권이나 관계자들의 유착이 없는지 수사 당국에서는 철저하게 수사해 유가족분들이 나중에 마음 아파하는 일이 없도록 수사력을 총동원해서 이 사건의 책임자를 가려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의 재발 방지에 있어서도 앞으로 제도적 개선을 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국민의힘에서도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본인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리라는 관측에 대해 "전두환 대통령의 재판에 대한 불성실한 협조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광주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언행에 대해 저희 국민의힘은 김종인 위원장 체제 하에서 많은 반성을 했고, 그 기조는 새로운 지도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확언해서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은 2차례 연기 끝에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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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청에 마련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고인들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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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일자리, 민주당보다 더 적극적"



이 대표는 "저는 5·18 이후에 태어난 첫 세대의 대표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항상 공감하고, 그 정신은 잘 교육받았기 때문에 과거에 대해서 다시 우리 당에서 광주시민의 맘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그것을 넘어 저희 국민의힘이 호남의 미래 세대와 지역의 발전 및 지역의 경제 활성화, 일자리 문제 등을 논의하게 될 시점이 가까운 미래에 있을 것이라고 약속드리고 그 행보는 굉장히 구체적이고 적극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지역 언론에서 저희 당의 전주혜 의원(비례대표)님께서 최근에 호남의 일자리 관련해서 여러 입법 활동을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평가의 기사를 내주셨는데, 앞으로는 호남에서도 과거에 대한 저희의 잘못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저희 비전으로 호남 지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제가 확답을 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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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청에 마련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고인들을 애도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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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호남 미래·경제·일자리" 강조



그는 오전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 대표는 "송 대표님께서 지금까지 당 대표 취임하신 후 하신 여러 가지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신속하게 여야 협치를 위한 정기적인 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저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형식이나 주기는 저희가 따로 논의하겠지만, 빠른 시일 내에 합의해 정례화해서 국민들께 협치의 비전을 보이겠다"고 했다.

이 대표 일행은 오전 11시1분쯤 다시 버스에 올라 광주송정역으로 출발했다. 합동분향소에 머문 지 13분 만이다. 이날 오후에 예정된 당 최고위원회 참석을 위해 오전 11시25분에 출발하는 용산행 KTX를 타야 해서다.

광주광역시=김준희·최종권·진창일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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