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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4년 만에 환골탈태하는 비트코인…스마트계약 기능까지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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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탭루트` 업그레이드, 전 세계 채굴자 승인 받아

ECDSA서 슈노르로 서명방식 바꿔…프라이버시 더 강화

스마트 계약 기능 도입…비용 낮추고 거래처리도 효율화

업그레이드 11월부터 실행…수 차례 테스트로 오류 차단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오는 11월 무려 4년 만에 처음으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나면 거래에 따르는 개인정보 보호와 효율성이 한층 강화되는 동시에 중개인 없이도 거래가 가능한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1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비트코인의 `탭루트(Taproot)` 업그레이드를 공식 승인했다. 4년 만에 이뤄지는 업그레이드는 11월부터 시행된다.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비트코인의 한계점으로 불렸던 느린 거래처리 속도와 높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거래 보안성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트코인은 첫 출시 당시 전자서명 방식에 전자서명 알고리즘 변형인 타원곡선 전자서명 알고리즘(ECDSA)을 사용해 왔는데, 이 알고리즘은 비트코인 월렛을 제어해 비트코인이 정당한 소유주만 쓸 수 있도록 하는 개인키로 만들어진다. 반면 이번 업그레이드에서는 이를 슈노르 서명으로 바꾸려는 것으로, 비트코인 거래 내에 여러 개의 키를 포함할 수 있고 단일하고 고유한 서명을 생성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보안성을 높이면서도 간결하고 효율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제미니에서 보안 엔지니어로 일했던 브랜든 아브나바기는 “체인 상에서 자신의 키가 그 만큼 많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 지 숨기기가 용이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같은 변화와 맞물려 이번 업그레이드 이후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도 복잡한 거래를 할 때에도 중개인이 필요 없어지는 블록체인 기술의 주요 기능인 스마트 계약을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는 장점도 생긴다.

이론적으로 스마트 계약은 매달 임대료를 납부하는 것부터 자동차를 등록하는 일까지 모든 거래에서 활용 가능하다. 특히 탭루트 업그레이드는 스마트 계약을 블록체인에서 차지하는 공간을 더 작게 함으로써 비용을 낮추고 거래 처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채굴 전문업체인 마라톤디지털홀딩스를 이끌고 있는 프레드 틸 최고경영자(CEO)는 “탭루트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바로 스마트 계약”이라고 전제한 뒤 “이는 이미 이더리움에서도 주요한 혁신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데, 스마트 계약이 채택되면서 어플리케이션과 비즈니시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블록체인 상에서 스마트 계약을 구축하는 프로그래머가 늘어날 경우 중앙화된 중개자를 배제하기 위한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에서 비트코인이 주요한 가상자산으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이더리움이 탈중앙화 앱(디앱)과 디파이에서 주요한 코인으로 활용돼 왔다.

이번 공식 승인에도 불구하고 실제 업그레이드는 11월로 잡은 것은, 그동안 많은 테스트를 통해 업그레이드 중에 생길 수 있는 오류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제이슨 딘 퀀텀 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2013년과 같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희박하지만 버그가 시스템에 침투해 이에 대한 신뢰를 파괴하거나 시스템 상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며 “이 때문에 오랜 기간 세심하게 테스트를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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