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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아이가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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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윤정원]
베이비뉴스

아이는 왜 죽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을까요 죽음은 삶의 또 다른 형태로, 정신분석가 프로이트가 말한 삶에 대한 욕동인 리비도의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잘 살고 싶은 마음이 걱정과 불안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 그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죽음에 대한 관심으로 방향이 전환됩니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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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은 요즘 죽음에 대한 질문이 많아요. 눈을 감으면 깨어나지 못할까봐 걱정이고,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고 합니다. 어떻게 반응하고 대답해 줘야 할까요?

A.

◇ 상상을 허용하면서 사실적인 대화를 합니다

1. 아이의 궁금증과 질문은 정해진 것이 없고,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없습니다. 아이의 궁금증을 해결하려면 질문에 대한 답이 적절해야 되는데, 죽음에 대한 질문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반응해야 합니다. 질문이 난해할수록 자연스럽게 반응해야 하고 답을 피하지 말아야 합니다.

질문을 한 아이는 우선 대답하는 사람의 태도를 보게 되는데 망설이거나 피하려고 하면 주관적으로 상상하게 됩니다. 역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지 아이에게 질문을 하면 모른다고 하거나 부정적인 답을 할 수 있는데 이때 중요한 점은 아이의 주관적 상상과 부정적인 생각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바른 대화는 주관적인 생각과 감정을 존중하면서 객관화 된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2. 사실적인 대화는 아이의 연령에 따라 조절해야 하는데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과 과학적인 접근 혹은 아이의 기질과 정서에 맞춰 비유적인 동화나 애니메이션을 수단으로 해도 좋겠습니다. 지나친 비약이나 미화는 유의하면서 담담하게 아이의 질문에 최소한의 반응으로 대응하는 것을 제안드립니다.

◇ 이런 반응은 주의해야 합니다

"크면 다 알게 될 거야!": 막연하고 추상적인 답변은 불안감을 조성하게 됩니다.

"다음에 알려 줄게!": 회피는 불통의 원인이 됩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안 좋아!": 생각과 상상을 차단하는 것은 부정적인 사고와 행동을 유발합니다.

"좋은 생각만 해야지!": 강요는 자율성에 대한 역행입니다.

◇ 아이가 정말 궁금한 것은 '내가 잘 살 수 있을까요?' 입니다

아이는 왜 죽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을까요 죽음은 삶의 또 다른 형태로, 정신분석가 프로이트가 말한 삶에 대한 욕동인 리비도의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잘 살고 싶은 마음이 걱정과 불안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 그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죽음에 대한 관심으로 방향이 전환됩니다. 아이의 정서적인 경험 중 불편하게 남아있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살펴보고, 불안의 근원을 알아봅니다. 아이 입장에서 잘 살고 싶다는 것은 즐겁고 재미있게 지내고 싶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자신의 존재가 소중하고 가치 있으며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심리적인 접촉을 충분히 하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죽음은 존재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존재감에 대한 확신이 생길 수 있도록 반사해 줍니다. 반사란 자기심리학 학자인 하인즈 코헛에 의하면 거울처럼 자신을 비추는 엄마의 모습에서 자신을 보는 것으로 통합된 자기, 자기구조의 기초가 된다고 합니다. 이는 반사 자기대상(Mirring Self Object)로 자신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엄마의 눈빛은 자기구조의 자아상을 만들어 가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 자기감을 키워갑니다

자기감은 자신감, 자아존중감과 더불어 유 아동의 심리적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기감(Sense Of Self)은 자신 또는 다른 것들에 대해서 내가 느끼고 판단하는 마음으로 자기 감각을 의미합니다. 자기감은 자기 확신의 기본이 되고, 자기 확신은 존재감의 기둥이 됩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생기면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균형 잡힌 정서는 건강한 자기애로 이어집니다.

또 자기감과 자기애는 자신에 대해서 좋게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괴테는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은 스스로를 나쁘게 생각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자기감을 키우는 방법은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상호작용을 통해서 나누고 "나는 이렇게 느끼고 있어요"라고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때 그 느낌에 대해서 평가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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